한국당 '당 수습' 놓고 친박vs비박 양상…내부에선 우려 목소리
[the300]'복당파' 의원들, 김성태 힘 실어주기vs친박계 날 선 비판…초선의원들 "패거리 정치 경계"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의 중앙당 해체 및 당명 교체 혁신안이 발표된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성원 등 초선 의원들이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 안팎에서 연일 '큰소리'가 나고 있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중앙당 해체'라는 혁신안을 내놨지만 이를 두고 소속 의원간 계파 대결로 번지는 모습이다. 뚜렷한 계파색이 없는 초선의원은 별도의 회동으로 당 내부 분열을 경계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소위 '복당파'다. 자유한국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 20여명이 여기 속한다. 김 권한대행과 김무성 의원 등 복당파 의원들은 이날 아침 일찍 조찬모임을 갖고 당 쇄신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 권한대행이 전날 단독으로 선포한 '중앙당 해체' 선언에 대한 평가로 당내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당파 의원들이 김 권한대행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는 해석이 따라 붙었다.
'복당파'인 김재경 한국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대표 유고 상황에 유일한 정통성을 갖는 주체는 김 권한대행"이라며 "훌륭한 외부 인사 영입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정한 원칙과 기준에 대한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김 권한대행에게 비대위원장 영입에 대한 방안마련과 권한을 줬으면 한다"며 공개지지를 밝히기도 했다.
또 홍일표 의원은 이날 오전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 와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마저 물러나라고 한다면 더 큰 혼란이 있다"며 "지금은 일단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의원들이 선출을 해서 된 사람이기 때문에 절차를 수습하도록 두고, 비대위를 구성해서 (인적청산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의 중앙당 해체 및 당명 교체 혁신안이 발표된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초선의원들이 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반면 소위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은 '중앙당 해체'론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한선교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권에서 가장 비효율, 고비용 구조가 바로 중앙당"이라면서도 "가히 혁명적이지만 지금 현실에서는 맞지 않는 대책"이라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의 중앙당 해체안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어 "한국당에 김성태를 중심으로 한 어떤 세력이 결집해 있는 것은 아닌가. 이 기회가 비주류에서 주류로의 전환의 계기가 아닌가 하는 염려스러운 걱정도 한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초선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원내대행의 혁신 방향에 대해서 일부분 동의하지만 독단적인 당 쇄신 추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 소속 초선의원들은 이날오전과 오후 모임을 두 차례 열고 당 수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모임의 간사격인 김성원 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전 "김 권한대행이 말한 중앙당 해체와 관련해 거의 모든 초선 의원 대부분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상당한 유감 표명을 했다"며 독단적인 당 쇄신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의 중앙당 해체 및 당명 교체 혁신안이 발표된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선의원 회동에서 한 의원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메모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한편 이날 오전에 열린 초선의원 모임에서 참석했던 한 의원의 휴대전화 메모가 논란이 되면서 비박과 친박 간 계파 대결이 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메모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등등 박명재, 정종섭' 등이 적힌 내용이다.
이에 친박 대 비박 구도로 흐르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모임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혁신에 대한 진정성이 훼손돼서는 안 되고, 친박과 비박 간의 싸움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초선부터 중심 잡고 패거리 정치를 안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한 초선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비박과 친박이 서로 당권을 잡아야한다는 게 계속해서 국민들께 비춰지는 순간 우리당의 미래는 없다"며 "당 내 다양한 계파 간에 보수 패배의 책임을 두고 다투기보다는 치열한 반성을 통해 국민께 진정성을 보여야 할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