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남북러 3각협력' 교두보 확보…9월 푸틴-김정은과 한자리?

[the300]한러 FTA 및 '9개다리' 추진 합의…푸틴, 金과 동방경제포럼 초청

최경민 기자 l 2018.06.23 06:00
【모스크바(러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레믈린 대궁전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6.22.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냉전의 종식'을 일갈하며 '포스트 비핵화' 준비에 나섰다. 한-러 FTA(자유무역협정) 및 9개의 다리(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일자리·농업·수산)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남북러의 정상이 모여 경협을 논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레믈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러간 서비스·투자 분야 FTA 체결 협상 추진 △'9개 다리'의 행동계획 마련 △남북러를 포괄하는 전력·가스·철도 분야의 공동연구 추진 등을 합의했다. 

한-러 FTA 추진 합의는 기습적이었다. 정부는 그동안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FTA를 거론해왔다. 이제는 보다 빠르게 러시아와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북핵 문제 해결이 가시권에 들면서 남북러 3각협력의 필요성이 강조됨에 따른 조치로도 해석된다. 

'9개 다리' 등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으로 제재가 해제되는 타이밍에 맞춰 신속하게 경협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북핵이라는 '안보 이슈'가 사라지기 시작하면 벌어질 본격적인 경협 갱쟁에 대비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경협에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남북러 3각협력 사업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모두 이같은 취지의 한러 양자 혹은 남북러 3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합의사항들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동북아 내 다자 협력 활성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한-러 비즈니스포럼에서 "냉전시대는 먼 과거의 일이 되었다. 공동연구와 사업타당성 점검에 착수하고, 즉시 추진이 가능한 분야는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발굴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며 "특히 남북러 3각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북한의 참여를 위해 미리 준비하자. 지금이 적기"라고 설명했다.

정상회담 직후 언론공동발표에서는 "양국은 유라시아와 극동 지역의 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남북러 3각협력 사업을 대비해 한-러 양국이 우선 할 수 있는 사업을 착실히 추진하기로 했다. 철도, 전력망, 가스관 연결에 대한 공동연구가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의 안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북한과 미국간에 정상회담이 성공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이 될 것이다. 한반도 정세 안정화가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오는 9월11~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진행되는 동방경제포럼에 초청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를 방문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동방경제포럼에 초청했던 바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모두 승낙한다면 남북러 3각 정상회담이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이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수 있는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과 합의한) 모든 사업은 동방경제포럼에서 논의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동방경제포럼에 주빈으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 돌아가서 하반기의 전체 외교일정을 살펴본 뒤 빠른시간 내에 답을 주겠다"고 말했다.
【모스크바(러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레믈린 대궁전에서 열린 한-러 소규모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18.06.22.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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