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가 보는 김병준…"권력욕에 노무현과 멀어져"

[the300]전재수, "출세 위해 노무현 입에 올리지 말라"…"反文 계기로 보수화" 냉소적 비판 대다수

김태은 기자 l 2018.07.17 16:59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된 김병준 명예교수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권력욕에 취해 '노무현'과 멀어진 옛 '친노(친노무현)' 인사."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바라보는 친노 진영의 시각은 싸늘하다. 김병준 명예교수가 참여정부 정책실장을 지내며 친노 핵심 인사로 꼽혀왔음에도 권력 욕심에 친노 진영에서 멀어진 것은 물론 보수정당에 이용당하는 것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행정관과 대통령 1·2부속실장 등을 지낸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김 교수를 향해 "그쪽 일을 하면서 당신의 출세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님을 입에 올리거나 언급하지 말아 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전재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을 모시고 함께 일했던 사람으로서 김병준 교수를 너무 잘 알기에 한 말씀 드린다"며 "당신의 그 권력욕이 참 두렵다"고 말했다.

친노 색깔이 강한 다른 민주당 인사들도 공개적인 비난은 삼가고 있지만 전 의원의 이 같은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16년 11월 탄핵 정국 당시 이미 김 교수가 거국 내각의 국무총리를 수락한 바 있어 그의 '변절'이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던 한 민주당 인사는 김 교수에 대해 "친노 진영과 민주당에서 자신의 자리가 마땅하지 않다보니 흘러흘러 박근혜정부와 자유한국당까지 간 것 아니겠느냐"고 냉소했다.

친노 성향의 또다른 인사 역시 "김 교수는 대통령이 되고자 욕심을 냈던 사람"이라며 에둘러 그의 권력욕을 비판했다. 

김 교수는 참여정부 말인 지난 2007년 친노 진영이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대선 후보로 밀고 있었으나 자신이 직접 대선에 출마할 뜻을 시사하면서 친노 인사들과 사이가 멀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친노 진영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로 돌아섰으며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친노 진영의 대표주자로 올라서게 되자 "친노와 친문(친문재인)은 다르다"며 비판 발언 수위를 높여갔다.

친노 진영과 멀어지는 것을 넘어 보수 진영에 부쩍 가까운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란 것이 친노 인사들의 지적이다. 김 교수는 2016년 총선 즈음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연찬회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고 같은해 하반기에는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물망에 올랐다가 탄핵에 내몰린 박근혜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총리에 지명받은 후 이를 수락하기도 해 비상한 관심을 낳았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등 자유한국당과의 밀착도는 더욱 높아졌다. 이 배경엔 강한 '반(反) 문재인' 성향을 드러내 왔던 그의 행보가 자유한국당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다른 참여정부 출신 한 민주당 인사는 "자유한국당이 김 교수를 전면에 내세우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반문'에 기댄 친노 지지자의 분열"이라며 "김 교수가 이를 외면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운운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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