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불출마" 선 그은 김부겸…최후의 경쟁구도 윤곽

[the300]공식 출마선언 박범계·김진표…이해찬 출마 여부 '변수'

백지수 기자 l 2018.07.17 17:02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이동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하마평에 오르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7일 당 대표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 날짜가 가까워 오자 민주당 당권 경쟁 구도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8·25 전당대회(전국대의원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김 장관은 그동안 출마 여부에 대한 뚜렷한 입장 표명 대신 개각 전까지는 장관으로서 직분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당 대표 후보 등록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그 사이 개각될 가능성이 낮아지자 본격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읽힌다. 입장문에서 김 장관은 "개각과 제 출마 여부가 연동돼 버렸기 때문에 결국 인사권자인 대통령께 폐를 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통령께 드린 부담을 스스로 결자해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에도 제70주년 제헌절 경축식 참석을 위해 국회를 찾아 기자들에게 "개각이 돼야 내가 (당 대표 출마를 위해) 움직일 수 있다"고도 말했다.

김 장관의 출마 여부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판세에 큰 변수로 꼽혔다. 김 장관이 출마할 경우 주요 후보들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3~14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국 성인 1008명을 상대로 실시한 차기 민주당 당 대표 적합도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김 장관의 적합도가 11.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오는 20~21일로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다가오자 김 장관을 포함한 유력 후보들 중 일부는 불출마로 가닥을 잡기도 했다. 김 장관에 앞서 '친문(친 문재인)'의 핵심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 중 하나인 전해철 의원도 지난 1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대표 후보군은 당초 10여명 이상이 전망되다 수가 줄어드는 모양새지만 남은 이들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당초 단일화가 점쳐졌던 후보들 중 일부는 출마 의사를 고수하기도 했다.

친문 계열 표 결집을 위해 정치권에서 전 의원과의 단일화가 예상됐던 최재성 의원과 김진표 의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최 의원은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당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이를 언급하며 "멈출 수 없는 혁신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것은 아니지만 출마 의지를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는 평가다.

참여정부 부총리 출신의 4선 김 의원도 같은 날 국회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두 의원의 독자 출마 선언으로 두 의원 간 단일화 가능성 역시 줄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가운데 이미 일부 인사들은 김 의원처럼 공식 출마 선언을 마쳤거나 가까운 시일 내에 출마 선언을 계획 중이다. 당 수석대변인이던 박범계 의원이 지난 4일 대변인직을 내려놓고 가장 먼저 나섰다. 송영길 의원은 오는 18일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공식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초선 김두관 의원은 지난 14일 출판기념회를 열어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박영선 의원도 출마 선언 시기를 보고 있다. 이종걸 의원도 지난달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최종 경쟁 구도가 확정되는 데까지는 몇몇 변수도 있다. 86세대이자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라는 공통점이 있는 설훈·이인영 의원은 물밑에서 단일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오는 19일 민평련 전체회의를 통해 이들의 단일화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 원로이자 '친노' 핵심인 7선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 역시 변수 중의 변수다. 이 의원도 꾸준히 당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지만 본인이 출마 여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아직 없다. 김 장관의 출마 여부가 이 의원 거취 발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이 의원의 등판 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후보군은 많지만 최종 전당대회 후보는 세 명으로 압축된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해 당 대표 후보를 세 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최종 후보는 오는 26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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