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가까운 가짜뉴스…선거 결과도 바꾼다"

[the300]IFCN 이끄는 알렉시오스 만찰리스…'2018 팩트체크 컨퍼런스' 강연

이건희 기자, 김희량 인턴기자 l 2018.07.18 17:41
퓰리처상 수상자인 빌 아데어(Bill Adair) 듀크대학교 교수(오른쪽)와 렉시오스 만찰리스(Alexios Mantzarlis) 미국 포인터재단 IFCN 디렉터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8 팩트체크 콘퍼런스’에서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가짜영상 때문에 선거 결과가 바뀐 적이 있다. 피자가게에 무장 무슬림이 들어와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가짜뉴스였다"

알렉시오스 만찰리스 IFCN(International Fact-Checking Network) 디렉터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2018 팩트체크 컨퍼런스-거짓정보시대의 저널리즘'에 참석해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전 세계 팩트체커들의 연대기구인 IFCN의 책임자로, 팩트체크 기본규약을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만찰리스 디렉터는 이날 '폴리티팩트' 창안자 빌 아데어 미국 듀크대 교수에 이어 '팩트체킹의 현황'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세션을 진행했다.

그는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며 가짜뉴스와 팩트체크가 사람들의 일상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선거 결과를 바꾼 가짜영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가난한 사람과 악수하면 더러워한다는 루머 등이 그것이다.

만찰리스 디렉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짓말을 팩트체킹했을 때도 모두는 아니지만 일부 지지자들이 받아들였다"며 "팩트체크의 효과는 분명하고, 이는 정치인에게 책임을 묻는 문화에도 기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인들이 자기 발언이 팩트체크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할 때 해당 발언을 반복할 가능성이 9.5% 줄어든다고 한다"며 "이탈리아의 한 정치인은 자기 발언을 팩트체크 당하자 사과하진 않았지만 더이상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와 팩트체크의 관계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한국 등 많은 나라에서 가짜뉴스를 근절한다며 이를 법으로 근절하자는 얘기가 나온다"며 "연구도 하지 않고 추진한다면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규제도 어려운 만큼 단순히 법으로 가짜뉴스를 막자는 건 좋은 생각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만찰리스 디렉터는 또 팩트체크의 다양한 혁신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프랑스 리베라시옹은 독자가 고른 내용을 중심으로 팩트체크를 한다"며 "일례로 대마초꾼들은 얼마나 돈을 버는가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서 20여명의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펙트체크를 한 프로젝트도 있었다"며 "거리에서 확인한 가짜뉴스를 사무실로 이동해 팩트체크하며 근거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등 시선을 끄는 방법을 활용한 팩트체크도 있다고 그는 안내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스티커를 활용한 영상으로 팩트체크를 흥미롭게 전달하는 방법이 있다"며 "스페인 한 웹사이트의 경우, 아주 못생긴 이미지를 이용해 독자들의 시선을 끌게 한 뒤 팩트체크 내용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만찰리스 디렉터는 "팩트체크의 혁신은 결국 누구도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을 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국제적인 협력이 이뤄지는 만큼 한국에서도 사례들이 나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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