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지불능력 고려해야" vs "최저임금 무력화"

[the300][이주의법안]'업종별 최저임금법'…노동계·사용자 이해관계 '첨예'

안재용 기자 l 2018.07.20 04:31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정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뜨거운 감자'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도입의 취지와 맞지 않고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반발한다. 반면 사용자측은 이미 최저 임금이 상당수준 올라온 만큼 지불능력을 고려한 제도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측은최근 최저임금 상승이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한다. 노동자와 다름없는 소득의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상승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는 얘기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업종 혹은 지역, 사업장 규모에 따른 최저임금 차등화다. 지불능력이 충분한 업종이나 지역에선 최저임금을 높게 책정하고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얘기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영세 자영업자들이 생계형이다보니 경쟁력이 약하고 효율적이지 않아 인건비가 가장 부담된다”며 “인건비가 오르면 배송비, 원자재, 식재료 등 모든 원가가 올라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영세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그는 “5인 미만 영세업체에 고용된 사람들은 취약 근로자들로 대기업 등 다른 대안을 갖고 있지 못한 단기 근로자인데 소상공인들이 자기 노동시간을 늘리거나 내보내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지난해에만 25만개 일자리가 그 쪽에서 없어졌다고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등화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는 논리도 있다. 법안을 발의한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저임금의 수준이 아주 낮아 현장에서 쉽게 감내할 수 있거나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사업장 비율이 크지 않을 때는 현 제도가 문제가 안 되지만, 지금처럼 영향을 받는 사업장이 15~20%에 이르고 최저임금이 중위소득의 60% 가까이 올라온 상황에서는 (차등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업종과 규모, 영업상황, 경영·노동 생산성 수준이 전부 다른데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동일한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할 수 없다는게 현장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차등부과가 최저 생계비의 보장이라는 최저임금의 취지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처우가 열악한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인 최저임금을 차등 부과하면 저임금이 영속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협상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최저임금의 목적은 가장 열악한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금액을 만들자는 논리인데 업종이나 지역에 따라 다르게 정하자는 것은 맞지 않는 얘기”라며 “지역별 물가가 다른 것은 지역간 불균형 문제 때문인데 이 때문에 최저임금을 차등부과한다면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정치를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노동자와 약자를 보호하자는 것인데 차등화 하는 것은 노사가 개별단위로 협상하는 임금 협약과 다를 바가 없다"며 "업종별로 최저임금이 차등화된다면 나중에는 기업 등의 기준으로 차등돼 최저임금 제도 자체가 없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절차상의 문제도 지적됐다. 최저임금 차등부과와 같은 첨예한 대립을 겪는 문제는 사회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후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불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자료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의 얘기만으로 차등화를 추진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 차등부과는 사용자 위원이 포함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부결된 사항"이라며 "사회적대화기구에서 먼저 논의가 충분히 이뤄진 후 국회에서 논의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는 사회적 대화기구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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