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못따면' 손흥민·조현우도 대체복무 가능할까?

[the300][이주의 법안]②병역대체복무제법…이달 정부안 발표, 9월 정기국회서 핫이슈 부상할 듯

최태범 기자 l 2018.08.17 09:21
【카잔(러시아)=뉴시스】고범준 기자 = 27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대한민국-독일의 경기, 한국의 조현우 골키퍼와 손흥민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18.06.28. bjk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28일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은 옳다” △“하지만 이들이 군 복무를 대체할 규정이 없는 병역법은 옳지 않다” △“2019년 말까지 대체복무제 입법을 완료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마침 이날은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이 세계랭킹 1위 독일을 상대로 새벽에 2대0 대승을 거둔 후라 손흥민·조현우의 병역 혜택을 비롯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폭발했다. 군 면제는 아니지만 현역과는 다른 복무 활동만 두고도 찬반이 엇갈린다.

헌재 결정에 따라 오는 2020년부터 대체복무제를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는 국방부를 중심으로 자체 방안 마련에 나섰다. 정치권도 관련 입법 논의에 속도를 내면서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선 대체복무제의 구체적인 내용이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지난 2일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실무추진단과 자문위원회를 발족해 본격적인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정기국회 전 이달 말까지 병역법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사회적 논쟁을 최소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정 종교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집중돼 있어 이들에 대한 특혜가 될 수 있다는 비판 등이 예상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2013~2017년 입영 및 집총거부자 2699명 중 2684명(99.4%)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다. 개인적 신념으로 거부한 이는 15명에 불과하다. 

여호와의 증인 측은 성경에 따른 ‘평화를 사랑하는 양심적인 행동’으로서 병역을 거부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 종파를 이단으로 규정한 기독교계는 대체복무가 병역회피 특혜라는 주장이다. 

또 일각에선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종전선언이나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체복무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병역 문제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는 유명인들의 병역기피, 군가산점의 남녀차별 논란, 모병제 도입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체복무제 도입도 최종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사회적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손흥민·조현우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면 현재로선 현역 입대를 해야 한다. 물론 각각 군경팀과 상무팀에 진출해 축구를 계속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들의 팬들로부터 “신속히 대체복무제를 마련해 유망 선수를 구제하라”는 요구를 받을지도 모른다. 

다수 전문가들은 대체복무제 시행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정함에 대한 국민 감정을 제대로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없고, 병역의무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국방부가 이달까지 어떤 방안을 마련해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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