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자 개성 청사서 함께 근무…'24시간 소통' 시작(종합)

[the300]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오늘 개소

권다희 기자 l 2018.09.14 17:50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남측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참석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9.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4일 개성공단 안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이하 연락사무소)가 문을 열었다. 4·27 판문점선언에 약속된 이 사무소의 개소로 24시간 365일 남북간 소통이 가능해졌다. 

◇조명균 "개성에서 또다른 역사 시작"·리선권 "통일 향한 보폭 내 짚어"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50분 경부터 개성 연락사무소 청사 앞에서 정부·국회·학계·통일 유관기관 등 양측의 고위급 인사 각 50여 명이 각기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가졌다. 

우리 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남측 초대 연락사무소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한완상 서울대 명예교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박재규 경남대 총장,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등 전임 통일부 장관들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 등도 함께 했다. 

조 장관은 이날 기념사에서 "오늘부터 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번영에 관한 사안들을 24시간 365일 직접 협의할 수 있게 됐다"며 "얼굴을 마주하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서로의 생각을 전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 장관은 연락사무소 위치한 개성에서 2003년 6월 개성공단 착공식, 2005년 10월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개소식, 2007년 열차 시범운행과 화물열차 운행 등이 있었다고 회고하며 "판문점선언으로 오늘 이곳에서 또 하나의 역사가 시작된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남북의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철도와 도로, 산림 등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10·4정상선언 이행방안과 '신경제구상'에 대한 공동연구도 추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측 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도 이어진 기념사에서 "연락사무소의 개설로 북남관계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빠른 시간 내에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해나갈 수 있게 됐다"며 "관계 개선과 발전을 추동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큰 보폭을 내 짚을 수 있게 됐다"고 화답했다.

이어 양측 대표인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은 공동연락사무소의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에 최종 서명하는 것으로 개소식이 막을 내렸다.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이 열린 가운데 사무실과 회담장등이 단장을 마쳤다. 2018.9.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층엔 南 당국자, 4층엔 北 당국자들 한 건물에서 근무 

연락사무소는 개소 당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우리 측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북측 초대 소장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과 개소식 직후 상견례 격의 첫 회의를 진행했다.  

천 차관은 기자들에게 "직원 상견례를 간략히 하고 덕담을 나누고 같이 힘을 모아 공동연락사무소를 운영하자는 각오와 다짐을 했다"며 "(18∼20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연락사무소 차원에서도 지원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정사안보다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의 후속조치 이행 과정에서 연락사무소가 맡은바 본연의 임무를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락사무소는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식 업무를 보며 금요일 오후 남측으로 귀환한다. 업무 외 시간엔 당직 근무로 '24시간 연락체제'를 유지한다.

남북의 공동소장은 주1회 정례 소장 회의를 연다. 천 차관은 남측을 오가며 일정을 소화하고 사무처 직원 약 30명이 상주하며 사무처장 김창수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부소장을 겸한다. 북측은 부소장을 아직 임명하지 않았다. 

옛 남북 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을 개보수한 연락사무소 청사는 지상 4층, 지하 1층으로 2층에서 남측, 4층에서 북측 당국자들이 근무한다. 3층엔 공동 회담장이 있다. 

1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찾은 전 통일부 장관들과 여당 국회의원들이 공동연락사무소를 상호대표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찾은 전 통일부 장관들과 여당 국회의원들이 공동연락사무소를 상호대표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이 열린 가운데 개소식 행사에 참석한 북측 여성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18.9.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락사무소, '서울, 평양 대표부'로 발전할까 

이날 개소식을 찾은 주요 인사들은 연락사무소가 향후 서울과 평양의 상호대표부로 발전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연락사무소를 향후 대표부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밝혀 왔으며, 북측과도 "공감이 있다"고 전했다. 

개소식을 찾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앞으로 공동연락사무소가 각각 평양주재 연락대표부, 서울주재 연락대표부로 발전해야 한다"며 "결국 비핵화가 얼마나 빨리 잘 되느냐에 달려 있는만큼 한국이 북미 사이 교량 역할을 잘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도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뒤 이곳에서 후속조치를 진행할 것 같다"며 "남북간 다양한 교류협력에 큰 역할을 하고 앞으로 대표부 설치로 가는데 디딤돌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개소식에 함께 참석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연락사무소를 넘어 상호대표부로 발전하고 개성공단도 재개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재가동 시급"…개성 땅 다시 밟은 공단 관계자들

한편 이날 개소식엔 개성공단 입주 기업 관련자들이 함께해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개성공단이 가동을 멈춘 뒤 약 2년7개월만에 개성 땅을 밟았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개소식 후 기자들에게 "2년8개월이 흘렀지만 아침에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공단에 도착할 때까지 낯설지가 았았다"며 "행사장에 개성공단 정상화가 돼 (기업인들이) 다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한다 해서 내심 그 장소가 개성공단이길 바랐는데 현실화 됐다"며 "정부는 이번 개소식과 개성공단 정상화가 별개라 하지만 이 첫 걸음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이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은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정상회담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연내 개성공단 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성공단 시설에 대해선 "외부적으로 비교적 잘 정리정돈이 돼 있다. 북측이 관리를 했다는 안도감이 든다"며 "예전에 가동했던 공장을 오늘 가보지 못했지만 이미 본 것 같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도 이날 개소식에서 "올해를 넘어가면 이제 도산하는 (개성공단) 기업들이 나온다"며 "입주기업들을 생각하면 올해 안에는 재개된다라는 합의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또 그는 "지원재단 직원들은 올해 안에 여기 들어와 상주하면서 기반시설들을 좀 손보고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올해 안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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