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과 같은 꿈꾼 배우…사법부 저격수·당 살림꾼 '다역'

[the300][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사용설명서]③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백지수 기자 l 2018.09.23 06:53

편집자주 국회 상임위원회는 각 부처 소관 업무에 따라 나눠집니다. 각 상임위에선 관련 부처 안건을 미리 심사하고, 법률안을 만듭니다. 모든 법안이 상임위를 거친다고 보면 됩니다. 각 상임위엔 교섭단체별 간사가 있습니다. 간사들은 주요 의사결정의 키맨입니다. 간사가 어떤 사람인지 알면 해당 상임위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2018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각 상임위별 간사를 소개합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오신환 의원실

짙은 눈썹에 부리부리한 눈, 웬만해선 잊기 힘든 또렷한 인상이다. 배우를 해도 될 만한 외모다. 알고 보니 진짜 배우 출신이다. 대학로 무대에도 섰다. 배우 송강호와 함께 전통있는 극단 출신이란다. 장동건·이선균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1기 동문이다. 평범하게 공부해서 대학을 갔지만 한예종 연극원이 개원한다는 소식에 연기자의 꿈을 안고 진로를 틀었단다. 한때 대학로에서 연기자를 꿈꿨던 청년은 이제 여의도에서 '1인 다역'을 맡아 바쁘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얘기다.

◇비법조인 출신 사법부 저격수=그의 학력 중 '법학 공부'는 없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일도 없다. 비법조인 출신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19대 국회 후반기부터 현재까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했다. '법사위 간사' 이름표도 1년9개월째 달고 있다.

법조인 출신이 아니기에 오히려 사법부 저격수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 역시 법사위 간사로서의 강점으로 "비 법조인 출신 특유의 넓은 정책적 시각과 40대 국회의원의 젊은 열정"을 꼽았다. '제3당 간사'라는 위치에서 본인이 법사위에서 목표로 하는 '사법부 독립과 정상화'를 위해 사법부를 견제하고 여야 간 매개에 '키맨' 역할을 한다는 평이다.

◇공수처 설치·사법개혁의 '키맨'=특히 그는 야당 인사지만 여당의 대선 공약이었던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함께 주장하고 있다. 비록 '공직자비리수사처' 대신 '공직자범죄수사처'라는 명칭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사법개혁에 있어 지향하는 목표는 여당과 같다. 사법부의 범죄와 비리도 처단하자는 주장이다. 지난해 10월31일에는 직접 공수처 설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최근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서도 그는 다소 비판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법사위에서 재판거래 의혹이 도마에 오른 지난 7월18일 회의에서 그는 "사법부가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재판을 사용했다는 자체가 국민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사법시험 존치론자=그가 법사위에서 사법부 정상화와 함께 관심 갖고 있는 문제가 사법시험 부활이다.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계층 이동을 할 수 있는 '기회균등의 사다리'가 사법시험이라는 관점이다.

그는 19대 국회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사법시험 존치법을 발의했다. 19대 국회에서는 임기 만료 폐기됐지만 꾸준히 로스쿨 외에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사법시험 폐지가 확정된 후로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지 않아도 변호사예비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불공정과 불평등이 없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사회‧경제적 약자들에게도 기회의 창구를 열어주는 이 법이 통과돼 기회균등의 공정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도표방' 제3당의 살림꾼…"국민에게 감동을"=법사위 간사 활동만 그의 역할이 아니다. 몸담고 있는 바른미래당에서도 주요 요직을 이어왔다. 이달 초부터는 당의 '살림꾼'인 사무총장에 임명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고 있다. 그 전에는 정당간 원내 협상 실무를 주도하는 원내수석부대표로도 활동했다.

서울 관악구 토박이로서 지역구(서울 관악 을) 활동에도 정신이 없다. 술자리를 함께하고 싶은 정치인을 묻자 지역구에서 오랜 활동을 해온 같은 지역구 국회의원 선배들과 식사하며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다고 했다. 취미를 묻자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답한다. '관악 경전철 시대'를 열어 지역구의 불편한 대중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법시험 부활과 함께 의정활동의 목표다.

연기자였던 그는 어쩌다 이처럼 '1인 다역' 정치인이 됐을까.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이슈를 다루는 연극을 하던 중 사람들에게 지속적이고 생활에 밀접한 감동을 주는 방법이 정치라는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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