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해보자"…기재위 최전선에 선 '슈퍼 초선'

[the300][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사용설명서]①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원 기자 l 2018.09.23 06:30

편집자주 국회 상임위원회는 각 부처 소관 업무에 따라 나눠집니다. 각 상임위에선 관련 부처 안건을 미리 심사하고, 법률안을 만듭니다. 모든 법안이 상임위를 거친다고 보면 됩니다. 각 상임위엔 교섭단체별 간사가 있습니다. 간사들은 주요 의사결정의 키맨입니다. 간사가 어떤 사람인지 알면 해당 상임위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2018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각 상임위별 간사를 소개합니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의 대표가 국민의 돈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정치 입문 만 3년차.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하며 남긴 말이다. 입당 선언처럼 민주당에서 찾기 어려운 경제통이다. 문재인 대통령(당시 당 대표)이 20대 총선을 앞두고 그를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문 대표의 영입 8호 인사였다. 강원도에서 다섯 차례 총선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신 아버지(김철배 민주당 강원도당 상임고문)를 보고 “정치 하지 않겠다”며 교편(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을 잡고 있던 김 의원이다.

민주화운동, 시민단체 출신이 주를 이루는 민주당에서 그의 경력은 돋보인다. 엘리트 공무원, 그것도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1996년 행정고시 40회로 관직에 입문했다. 국무총리실, 기재부 등을 거쳤다. 2015년 교수가 되기 직전엔 기재부 국고국 과장까지 올랐다. 그는 입당사에서 “예산, 재정, 국고관리 업무를 하면서 청춘을 바쳤다”며 “나라의 곳간 어느 구석에 새는 구멍이 어디인지, 어떤 쥐가 국민의 혈세를 갉아먹는지 손바닥 보듯 알고 있다”고 전문성을 강조했다.

국회 입성 후엔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 당대표 비서실장(추미애 대표 당시) 등을 거쳤다. 예상과는 달리 그의 첫 상임위원회는 행정안전위원회였다. 지난해 11월 포항 지진 당시 19초만에 재난문자가 전 국민에게 발송된 것이 그의 작품이다. 서울에서 지진을 느끼기도 전에 재난문자가 발송돼 화제가 됐던 날이다. 기상청이 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 김 의원이다.

20대 후반기 국회가 구성되면서는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자리를 맡았다. 보기드문 ‘초선 간사’이다. 경력, 능력, 실력을 인정받았다. 간사로 선임되자 마자 눈코 뜰 새 없는 날들을 보냈다. 특히 추석을 앞둔 몇주 간이 가장 바빴다고 한다.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3.2% 등이 포함된 정부의 새로운 부동산 대책 마련 때문이다. 직접 모든 서류를 들춰보고, 기재부와 상대했다. 새 종부세 법안도 김 의원이 발의할 예정이다.

국정감사와 세법개정안, 예산안 심의 등 아직 간사가 할 일이 많다. 지역구 방문과 민심 경청도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이번 추석엔 하루정도 숨을 돌릴 생각이다. 그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국회의원이 된 뒤 딱 이틀을 쉬었다”며 “이번 연휴는 그래도 조금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도 밀린 집안 청소를 하던 중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연휴에는 책도 좀 읽을 예정이다. 경제학 책이 대부분이지만, 눈에 띄는 책이 한 권 있다.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진천규 저)이다. 언론인 출신 저자가 북한을 방북 취재하며 찍은 사진과 북한 변화상을 모은 책이다. 김 의원은 “이제 본격화할 경제협력이나 경제 활성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북한의 일상까지 바꾸는 정책을 내는 것이 우리 정치의 역할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치를 하는 이유도 “통일된 대한민국에서 살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그는 접경지역인 강원도 철원 출신이다. 분단국가의 아픔을 눈 앞에서 보고 자랐다고 회고한다. “우리 세대에는 통일이 완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며칠 전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맞잡았던 순간도 그에게는 더욱 짜릿하게 다가왔다.

지난 5월 김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안경' 투표/사진=김정우 의원 페이스북 캡처


소통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정책은 인간에 대한 예의와 애정을 갖춰야 한다’는 철학 때문이다. 좌우명도 “더 넓게, 더 크게, 더 높게”이다. 민의를 넓게 경청하고, 국민 의견을 높이 사고, 국민을 더 큰 마음으로 모신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소한 것도 묻고, 듣는다. 지난 5월달엔 ‘어떤 안경을 착용할지’를 두고 투표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205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절반 이상인 55%가 ‘회색 반투명 뿔테’를 선택했다. 그가 상임위 회의에 주로 쓰고 나타나는 그 안경이다.

좋은 정책, 좋은 정치를 위해서라도 체력관리도 열심히다. 수시로 등산과 조깅을 한다. 하프 마라톤(21km)까지 완주했다. 맨손체조와 스트레칭도 수시로 한다. 의원실에 요가매트와 아령까지 구비했다. 차 안에도 악력기를 뒀다. 이동할때면 수시로 운동하며 힘을 기른다. 김 의원과의 악수가 인상깊었던 이유가 여기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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