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고양저유소 폭발' 최초 신고자는 인근 농부, 안전구멍 '숭숭'

[the300]송유관공사 관계자, 440만L 저유소에 4000L 있다 신고한 것으로 드러나

조준영 기자 l 2018.10.11 21:35
민갑룡 경찰청장이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저유소 화재 스리랑카인 수사 관련 질의를 듣고 있다. 2018.10.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7일 고양시 저유소 폭발사고의 최초 신고자가 책임기관인 대한송유관공사가 아닌 사고발생지역 인근 농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밤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국정감사에서 "경기북부소방서 119신고 녹취록을 갖고 있다"며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홍 의원은 "녹취록을 보면 10월7일 10시56분에 최초신고가 입수됐다"며 "이게 송유관공사 관계자가 아닌 인근 농사짓는 사람이라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언급한 녹취록에 따르면 최초신고자는 "폭발이 계속되고 있다. 뭔가 폭발한다. 나 여기서 농사짓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1분 후인 10시57분 송유관공사 경인지사 관계자가 신고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배용주 수사국장은 "알고 있는 것과는 시간이 조금 다르지만 거의 대동소이하다"며 "1~2분 차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1~2분 차이가 아니죠"라며 "주변에 농사짓는 사람이 신고한 것과 공사에서 cctv를 갖고 있는 송유관공사에서 1분 늦게 한 것과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보다 충격적인 녹취내용을 밝혔다. 홍 의원은 "휘발유 양이 얼마나 돼요라고 119 근무자가 물으니 (공사 관계자가) 한 4000리터가 된다고 말했다"며 "실제 양은 440만리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000리터하고 440만리터라면 화재를 초기진압하는 데 문제가 생기지 않냐"며 "화학약품으로 불을 끈다는 데 차이가 어떻겠느냐"고 묻자 배 수사국장은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 같다고"고 답했다.

홍 의원은 "그럼 이 4000리터라고 말한게 실제로 잘 몰라서 이렇게 보고한건지"라며 질문을 채 끝내기도 전에 배 수사국장은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홍 의원은 "아직 몰라서인지 고의적으로 양을 줄인건지 조사를 안하지 않았냐"며 "그럼 조사해보겠다고 해야지 수사국장이 그렇다고 하면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홍 의원이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송유관공사 사무실 압수수색과 자료확보를 하는 게 1차적이라고 본다. 신속하게 수사하라"는 말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관련된 사항에 대해 최대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경기북부경찰청장에게도 아까 정회시간에 지시를 했다"며 "(폭발사고 관련) 팀을 더 확대보강해서라도 철저하게 수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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