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 판단되면 제재 완화될 것"

[the300]"트럼프 '승인' 발언 원론적..종전선언 시기의 문제"-BBC 인터뷰(상보)

김성휘 기자 l 2018.10.12 16:49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영국 BBC와 인터뷰하며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소개하고 있다. 2018.10.12.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영국 BBC와 인터뷰를 갖고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계속 실천해 나가고,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태까지 왔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UN의 제재들이 완화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종전선언은 시기의 문제일 뿐, 반드시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에 대해 한미간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이 제재를 완화하는 데 있어서 미국의 승인이 없이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발언한 데에 "일정한 단계까지 국제적인 제재에 대해서 한미 간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보조를 맞춰 나가야 한다라는 원론적인 말씀이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로 가능한 일들을 열거하며 "물론 북한의 비핵화가 어느 정도의 단계에 도달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서서히 완화해 나가는 것까지도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UN 차원의 제재나 또 미국의 독자 제재 같은 것의 해제를 추진하겠느냐'는 질문에 "UN의 제재는 아시다시피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따라 점점 강화돼 왔다"며 "북한이 그럴 수 있도록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들을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되돌릴 수 없는, 즉 돌이킬 수 없는(불가역) 비핵화 상태라고 판단되면 제재가 완화될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연내 종전선언 서명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종전선언은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서 미측과 충분한 논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일정한 조치를 취할 경우에 오랜 북미 간의 적대 관계를 종식시키겠다는 하나의 정치적 선언으로 종전선언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가급적 일찍 조기에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점에 대해서 한미 간에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영국 BBC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8.10.12.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말하는 완전한 비핵화는 추가적인 핵실험과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서 핵을 생산하고 미사일을 발전시키는 시설들을 폐기한다는 것, 그리고 현존하는 핵무기와 핵물질들을 전부 없애겠다는 것, 전부가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시기나 프로세스에 대해서 제가 김정은 위원장과 논의한 적은 없다"면서도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 속에 그 모든 것이 포함된다는 것은 서로 분명히 의견이 일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물론 구체적인 프로세스는 북미 간에 협의해야 될 내용"이라며 "왜냐하면 북한은 미국이 그에 대해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 

한편 인권변호사로 홀동했는데 세계적인 인권 탄압 국가의 지도자와 손을 잡고 포옹을 하는 것에 불편한 마음이 없었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에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그 인권은 국제적으로 압박한다고 해서 인권 증진의 효과가 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도 보편적인 인권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면서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가장 실질적으로 개선해 주는 방법은 이런 남북 간의 협력, 그리고 국제사회와 북한 간의 어떤 협력, 그리고 또 북한이 개방의 길로 나와서 이렇게 정상적인 국가가 되어 가는 것, 이런 것들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빠르게 개선하는 실효성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UN 사무총장도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남북 간의 대화나 북미 간의 대화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 증진에 실제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가 있다"며 "저도 그 말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유럽 순방에 나서 아시아-유럽 회의(ASEM)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한-프랑스 정상회담, 한-이탈리아 정상회담 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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