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백종원을 장관으로?…정쟁 속 체면 잃은 중기부 국감(종합)

[the300]홍종학 장관 '국감 위증' 논란까지 더해진 '정쟁국감'

김하늬 기자, 이원광 기자, 고석용 기자 l 2018.10.13 00:22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10.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의 주인공은 '백종원' 이었다. 

오전부터 정쟁으로 이어진 중기부 감사는 오후 한때 여‧야 의원간 고성을 높이며 정회되기도 했으나 백 대표의 등장으로 차가운 회의장에 온기가 돌았다. 오후 7시쯤 백 대표가 퇴장하자 홍일표 산자중기위 위원장이 "'백종원 특강' 잘 들었다"고 밝힐 정도였다. 

국회 복도와 엘리베이터에서 백 대표는 마주친 일부 기자와 국회 공무원들은 "백종원씨가 중기부 장관을 해야겠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면서도 "아유~ 아니에유~ 제가 뭘유~~"하면서 손사래를 쳤다. 

반면 홍종학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과 의혹제기로 '정책 국감'이 아닌 '정쟁 국감'의 회오리로 빨려들어갔다. 홍일표 산자중기위원장은 이날 감사 종료 직전 "한 마디 하고싶다"며 홍 장관을 질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현실에 대한 인식과 처방은 의원님들 사이 간극이 있고, 장관 인식에도 많은 의원들이 흔쾌이 동의하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홍 위원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께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고용 양적지표 좋지 않다는 점과 영세자영업자 어려움 수용할 부분 수용해야한다'는 말을 했다. 대통령이 이렇게 이야기할땐 현장은 혁명적 변화가 와야하는거 아닌가"라고 되물은 뒤 "이런 인식에도 못미치는 장관의 답변이 곳곳에도 나타났다. 장관의 분발을 당부드린다"고 조언했다.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 2018.10.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상공인연합회가 뭘?왜?어떻게?무엇을?= 야야는 이날 하루종일 '중기부의 소상공인연합회 탄압의혹'으로 진흙탕 싸움이 이어졌다. 올해 16개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연합회 소속 단체 61개를 조사한 것과 관련해 '불법 사찰'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연합회는 지난 8월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소상공인 탄압' 의혹을 제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김기선 ,곽대훈, 박맹우, 이철규 의원은 모든 질의시간을 의혹제기에 사용했다. 정책 국감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김기선 자유한국당 의원은 "중기부가 16개 정부기관을 동원해 연합회 소속 61개 단체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도 "과거 중기청 시절 연합회의 정회원 점검은 연합회 고유 권한이자 의무로 판단된다고 유권 해석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이종배 의원은 "중기부가 연합회 사업 예산까지 삭감했다"며 "연합회가 최저임금 개선을 요구하니 이같이 조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 갈등은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발언 후 극대화됐다. 이 의원은 현행법에 따라 중기부는 연합회 소속 단체에 대한 자료는 연합회를 통해서 요청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청 등 16개 기관에 연합회 소속 단체의 활동 상황을 조사해달라는 것은 사실상 연합회에 대한 압박이라는 설명이다.

홍 장관은 야당 의원들이 제기한 사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지난 연합회 선거 과정에 개입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연합회가 민간단체인 점을 고려해 개입하지 않았다"며 연합회에 대한 압력은 물론 불법 사찰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관리·감독권이 있는 기관 부처에 점검 요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10.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왔쥬? 봤쥬? 말 잘하쥬?…참고인 질의?NO 백종원 특강 YES=여‧야는 600만 소상공인이 영업 악화로 위기에 빠진 점에 공감하고 참고인으로 국감장에 출석한 백종원 대표에게서 해법 찾기에 몰두했다. 백 대표는 요리 연구가이자 프랜차이즈 업체 더본코리아의 대표다.

백 대표는 "인구당 매장 수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도 준비가 없으면 (외식업 창업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부추기는 게 아니다"라며 "어쩔 수 없이 가게를 연 분들에게 고칠 부분을 알려드리고 희망을 드리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상생 방안에 대한 질의에 "상생은 한 쪽이 양보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결국 같이 사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저희 프랜차이즈가 좋게 비춰지는 건 (가맹점이) 영업이익을 어떻게 올릴까 함께 고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본사가 좋은 식자재를 공급하고 가맹점 매출이 증가하면 양 측이 함께 수익을 올린다는 설명이다.

경영 철학도 의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백씨는 가맹점 매출에 따른 로열티 수수료가 아닌 정액 수수료를 받는다. 또 인테리어 역시 가맹점주의 자율에 맡긴다. 가맹점에 과도한 인테리어 비용을 청구하고 수익을 올리는 일부 프랜차이즈업체와 대조적이라는 평이다.

고강도 정책 질의를 예상했던 중기부 관계자들도 내심 안심하는 분위기다. 한 중기부 고위 관계자는 "'백씨가 참고인으로 등장하고 국감이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며 "이번 국감의 최고 스타는 백종원"이라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2018.06.21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 인터뷰

◇준비한 의원도 있다 '정·책·국·감'=혼란' 속에서도 정책질의로 빛난 의원도 있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은 꼼꼼히 준비한 정책질의로 차분히 국감장을 이끌었다. 김 의원은 정책자금 브로커 문제와 중기부의 창업지원자금 전문 브로커문제, 청년 점포 문제 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중기부가 최대 9억원을 지원하는 민관합동기술창업지원프로그램 '팁스'(TIPS)의 평가위원 일부가 팁스 지원자들의 신청서와 발표자료를 '컨설팅' 해준다며 돈을 버는 상황을 폭로해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정부자금이 '짬짜미'에 누수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박정 의원은 국정감사장의 취지에 맞게 날카로운 질의와 숨겨진 '팩트'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홈앤쇼핑이 지난 2013년 당시 입회비 1억원, 이용료 약 900만원의 차움병원 고급 회원권을 구매한 증거를 터뜨렸다. '국정논단' 주인공 최순실이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유명해진 ‘차움’은 차병원의 프리미어급 VVIP 검진기관이다. 박 의원은 "강남훈 전 사장이 김 전 회장에게 차움 회원권을 제공한 것"이라며 "법인기명 1인으로 명시됐지만 계약서를 살펴보면 사용자의 주민등록이 첨부돼 있고, 그 주인공은 바로 김기문이다"고 폭로했다. 

최인호 의원은 중소기업 정책자금 중복지원을 지적했다. 최근 9년간 정책자금을 10차례 이상 중복 지원받은 중소기업이 모두 53개나 됐다는 이유에서다. 지원 규모도 2461억원에 달했다. 실제 A사는 이 기간 16차례에 걸쳐 119억원 지원 받았으며 B사도 15차례 걸쳐 65억원을 받았다. 최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정책 자금이 한계기업의 연명수단이 돼선 안된다"며 "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부가 긴급경영안정자금, 운전자금만 일부 조사했으나 전수 조사 등을 통해 지원 방식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위성곤 의원은 중소기업의 목숨을 옥죄는 약속어음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위 의원은 "거래관계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결제 지연이 중소기업의 만성적 자금난을 유발한다"며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어음을 담보로 한 유동성 확보 시 높은 할인율 부담과 연쇄부도 위험을 떠안는 구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10년간 약속어음 부도규모는 56조원으로 이에 따른 부도업체만도 1만20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약속어음의 단계적 폐지를 통해 우리 경제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확보하고, 중소기업의 부도 위기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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