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제거' DMZ 찾은 임종석 "현장에서 궁예도성 보이겠다"

[the300]임종석, 서훈, 조명균 등 DMZ 남북 공동 지뢰제거 현장 방문

최경민 기자 l 2018.10.17 18:38
【철원=뉴시스】박진희 기자 =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등 17일 강원도 철원군 6사단 비무장지대(DMZ) GP를 방문해 태봉국 철원성에 관한 브리핑을 받고 있다. 2018.10.17.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위성에서 보일 정도니 현장에 가면 (육안으로) 보이겠는데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7일 강원도 철원 6사단 GP(감시초소)에서 일명 '궁예도성'으로 알려진 태봉국 철원성에 대한 브리핑을 청취한 후 이같이 말했다. 임 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공동선언이행추진위원회는 이날 비무장지대(DMZ) 남북 공동 지뢰제거 작업 현장을 방문한 길에 태봉국 철원성 인근도 찾았다.

태봉국 철원성 왕궁터는 북쪽에, 외성은 남북에 걸쳐 있는데, 위성사진으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내용을 들은 임 실장이 관심을 보이며 육안으로 태봉국 철원성을 보고 싶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남북이 지난달 평양 정상회담에서 DMZ 평화지대화를 위해 비무장지대 내 역사유적을 공동조사, 발굴하기로 합의했던 바 있기에(☞[단독]철원 DMZ '궁예도성' 복원, 남북정상회담 테이블 오른다)태봉국 철원성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DMZ 내에 위치한 태봉국 철원성은 남북 공동 지뢰제거 프로젝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역사유적이다. 후삼국 시대에 궁예가 건국한 태봉국의 도성으로 905년 조성됐다. 외성 기준 97만7000㎡ 넓이인데 모두 DMZ 내에 속해있어 조사 및 발굴을 위해서는 지뢰제거가 선행돼야 한다. 

이날 오후 진행된 이번 현장 방문에는 임 실장 외에도 서훈 국정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1차장,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동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수행한 이들을 제외하고 현 정부의 주력 외교·안보 참모들이 총 출동한 것이다.

임 실장 등은 5사단~6사단 감시초소(GP) 등 강원도 철원 소재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뢰제거 현장을 참관했다. 지난 1일부터 남북군사당국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지뢰제거 작업을 해왔다. 지난달 평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JSA 비무장화와, DMZ 내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과 유엔(UN)군사령부가 전날 3자 협의체 회의를 열고 JSA 비무장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상황이기도 하다.

현장에는 지뢰제거 작업 중 발견한 남북의 지뢰, 수류탄, 수통 버클 등의 유물이 전시돼 있었다. 국군, 미군, 유엔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 수통에는 총알 자국 30여발이 있었다. 임 실장은 "세상에 이 하나에"라고 말하며 수통을 만져봤다. 

북측도 사병을 투입해 북쪽 지역의 지뢰를 제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뢰제거 중 나온 유품 등은 유해의 신원확인을 위해 따로 보관한다고 했다. 임 실장 등은 경원선 연결사업, 노반만 남은 철원-금강산 철도 등을 소재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GP 상황실, 장병 생활관 등을 방문해 군인들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청와대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향한 남북 정상선언의 정신을 이어가고, 이행추진위의 후속 조치를 위한 현장점검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화살머리고지에서 진행되는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는지 점검을 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지뢰제거 작업에 한창인 우리 군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의 방문이었다"며 "여러 상황을 점검하고 사업의 진척 정도를 파악하는 게 기본적인 임무"라고 말했다.
【철원=뉴시스】박진희 기자 =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5사단 비무장지대 GP초소 앞에서 군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있다. 2018.10.17.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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