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와 '오중주'가 만든 文지지율 하락

[the300]文지지율 최초로 50% 밑으로…'50대이상-중도층-주부' 지지기반 흔들리기 시작

김민우 기자 l 2018.11.29 10:50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영자'와 '오중주'가 견인했다. '영남-자영업자' 등 기존에 문 대통령을 약하게 지지하던 지지층은 물론 '50대 이상-중도층-주부' 등 문 대통령의 지지층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29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 동안 문 대통령의 11월4주차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가 전주 대비 3.2%포인트 하락한 48.8%로 집계됐다. 9주째 내림세가 지속되며 취임 이후 처음으로 40%대로 하락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3.3% 오른 45.8%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간 격차가 오차범위내로 좁혀졌다.

주목할만한 점은 50대 이상-중도층-주부의 지지율이다. '중도층'에서 처음으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고 50대에서도 부정평가가 우세로 돌아섰다.

중도층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민주당을 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사실상 문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 중 하나다. 50대 장년층 역시 문 대통령 취임 후 지속적으로 우호적 태도를 취해왔던 연령대다.

문대통령 지지율이 65.3%까지 회복됐던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직후와 비교해보면 △60대는 42.2%→35.2% △50대는 44.6%→37.9%로 지지율이 하락했다. 

이념성향 상 중도층의 지지율은 49.6%에서 46.5%로 떨어지며 부정평가(50.0%)가 긍정평가를 앞섰다. 문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 중 하나였던 주부(50.3%→40.3%, 부정평가 54.2%)층 에서는 10% 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애초부터 문 대통령을 약하게 지지해왔던 영남과 자영업자의 외면 역시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부산·울산·경남은 41.3%에서 37.6%까지 떨어졌고 이 지역의 부정평가는 57.1%에 달한다.

호남, 대전, 충청, 경기, 인천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지율이 떨어졌지만 이 지역에서는 여전히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앞서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2.8%에서 34.8%로 2%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부정평가는 여전히 60.1% 수준이다.

당초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던 20대(58.1%→54.7%, 부정평가 38.4%)는 다소 하락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임 초 고공행진할 때와 비교하면 하락한 것은 맞지만 전체적인 지지율 하락 흐름과 비교해봤을 때 폭락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고용과 투자 등 경제지표 악화가 몇 달째 이어지며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것이 지지율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간 경제지표가 악화된 상황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 또한 부정적 인식을 키운 한 요인이다. 경제 난국이 '남북관계 과속론', '북한 퍼주기론'과 맞물리며 부정적 인식을 키웠다.

'혜경궁 김씨' 논란으로 촉발된 여권 내 갈등양상도 문 대통령을 약하게 지지하던 보수·중도 성향 주변 지지층의 이탈을 불렀다.

리얼미터는 "이번주 일간지지율 흐름을 보면 청와대 비서관 음주운전, 혜경궁 김씨 논란 등이 확대된 후 지지율이 하락했다"며 "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계획보도, 아동수당 지급확대와 출산장려금 250만원 지급 합의 보도로 다소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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