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기 경제팀, 서별관회의 부활

[the300]홍남기-김수현, '원팀' 빠른 성과 내려 의기투합

김성휘 기자 l 2018.12.09 12:40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제 투톱'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동시에 전격 경질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 후임으로는 각각 홍남기 국무조정실장(58·왼쪽)과 김수현 사회수석(56)이 내정 및 임명됐다. (뉴스1 DB) 2018.1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경제정책 조정회의가 부활한다. 김영삼정부, 노무현정부, 박근혜정부 등에서 서별관회의로 불렸던 비공식 회의체다. 일부 청와대 경제라인도 교체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9일 여권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 2기 경제팀은 경제정책 혼선을 줄이고 빠른 성과창출을 위해 정책조정회의를 운영하기로 했다. 홍 후보자가 임명장을 받고 업무를 시작하면 빠른 시일 내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부쩍 강조하는 속도감과 국민체감 창출을 위한 경제정책 점검과 구체적 추진이 숙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경제투톱이던 김동연 부총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김 앤 장'을 동시 교체했다. 홍남기 후보자, 김수현 신임 정책실장이 배턴을 이어받도록 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당시 "이번 인사에서 몇가지 특징적인 키워드라면 바로 포용국가, 원팀, 그리고 실행력, 정책조율 능력, 이 네 가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원팀'으로 '정책조율'을 통해 '실행력'을 갖추는 무대가 문재인정부 버전의 서별관회의가 될 전망이다.  

서별관 회의는 정부직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비공식 성격이 강하다. 그럼에도 경제팀 수장들이 주요 경제정책을 조정, 점검해 공식 회의기구로 넘긴단 점에서 가볍지 않다.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이 이미 회의체 필요성에 공감한 걸로 알려졌다.

청와대에선 우선 정례회동으로 추진하되, 주요 사안이 있을 때 원포인트 부정기 회의도 가질 수 있도록 유연하게 회의를 연다는 구상이다. 1기 경제팀의 경우 장 실장과 김동연 부총리가 만난다는 사실이 뉴스가 될 만큼 팀워크에 문제를 드러냈다. 청와대 한 관계자도 "새 경제팀이 최대한 많이 자주 만나려고 한다"며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했다. 

다만 '서별관 회의'라는 기존 명칭이 긍정·부정적 느낌을 동시에 주는 만큼 회의는 다르게 부를 수 있다. 서별관회의는 1997년 김영삼정부 때 경제 관련 법개정 등 민감한 쟁점을 사전조율하기 위해 열기 시작했다. 청와대 본관 서쪽 회의용 건물인 서(西)별관에서 열린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사실상 정례회의처럼 운영, 비중을 크게 높인 건 노무현 대통령 시절 참여정부다.

서별관회의에 대해선 경제팀이 실질적인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위한 필수 관문이란 시각이 있다. 반대로 법적 근거가 없고, 국민생활에 직결된 주요정책을 밀실에서 비공식 논의한단 비판도 받았다. 박근혜정부 시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별관회의에 참석했고 이것이 한은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으로 나타났다는 주장도 있었다.

각종 자료에 따르면 서별관회의는 박정희정부 시절 초록색 방에서 모인다고 해서 이름이 붙은 '녹실회의'에 뿌리를 둔다. 장기영 경제부총리가 관계 부처 장관을 비공개로 불러 경제 현안을 조정했다. 서울 세종로 경제기획원 3층, 부총리 집무실 옆 소회의실을 썼는데 이곳의 가구 등 내부가 녹색이어서 녹실회의로 불렀다고 한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청와대가 주도하는 서별관 회의가 존재감을 키우면서 녹실회의는 자연히 사라졌다는 게 관가의 평가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르면 10일(월요일) 공식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1월 23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민건강 확보 주제로 열린 정부 업무보고에 앞서 류영진 식약처장,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홍남기 국조실장,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등과 대화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다. 2018.01.23. ppkj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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