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팀 출범…당장 풀 숙제, 고용·분배·투자

[the300]국회 기재위, 홍남기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최저임금·탄력근로제 보완책 마련,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리스크 관리도 과제

세종=박경담 기자, 이재원 기자 l 2018.12.08 04:17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함으로써 문재인 정부 제2기 경제팀이 출범을 앞두게 됐다. 최대 과제는 점차 약해지고 있는 경제 성장세를 반전시키는 것이다. 

고용 부진, 소득분배 악화, 투자 위축을 풀어야 하고 최저임금, 탄력근로제 등 시장에서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는 정책도 노동계 반발을 고려하면서 보완책을 모색해야 한다. 미-중 무역마찰, 세계 성장률 둔화 등 대외리스크 관리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홍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홍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 문재인정부 2기 경제팀을 본격 이끌게 된다. 

홍 후보자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성장률을 회복하는 것이다. 홍 후보자도 같은 인식이다. 홍 후보자는 지난 4일 열린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전방위적 경제활력 제고를 최우선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일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기비)은 0.6%다. 4분기에 최소 0.84% 성장해야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7%를 달성할 수 있다. 경기선행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세라 4분기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2.7%에 도달하더라도 지난해 성장률 3.1%에는 크게 못 미친다. 
고용, 분배, 투자가 가장 취약하다. 특히 일자리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해 1~10월 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9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만8000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소득은 지난 2분기, 3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 소득은 늘면서 빈부 격차가 전년보다 커졌다. 투자도 건설투자와 반도체를 제외한 설비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민간이 시장에서 의지와 의욕을 갖고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세심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경제 활력은 주역은 민간이고 정부는 지원자임을 분명히 한 것. 

그는 또 "분배 악화는 고령화, 최저임금 등 복합적 원인이 있다"며 "소득주도성장 효과는 내년 하반기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경기 성장세 둔화에 대응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세부 정책으로 보면 최저임금, 탄력근로제의 보완책 마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르면서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취약계층 일자리가 타격을 받았다. 일자리 위축은 저소득층 소득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 폭도 10.9%로 결정돼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걱정이 크다. 
특히 재계는 현행 최대 3개월인 탄력근로 단위기간을 6개월 또는 1년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한다. 탄력근로제는 업무가 많을 땐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대신 적을 땐 근무시간을 줄이는 제도다. 여권도 단위기간 확대에 긍정적이지만 노동계 반대가 거세다. 

이와 관련, 홍 후보자는 "내후년 최저임금 결정부터 시장수용성, 지불여력, 경제파급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도 적극 모색하겠다"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은 6개월로 확대하는 게 수용도가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외 상황도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갈등은 양국 정상회담 이후 3개월간 휴전을 갖기로 하면서 완화 분위기이지만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화약고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 미-중 무역갈등 확대는 악재 중 악재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도 섬세하게 관리·대응해야 한다. 

홍 후보자가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지도 지켜볼 사안이다. 홍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에 격주 보고 정례화를 요청드린다"며 "경제 문제는 팀장인 경제부총리가 책임지고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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