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지각 처리'…민주·한국 "만족" vs 야3당 "날치기"

[the300]與 "선거구제, 야3당과 이견 없어…한국당이 합의 못해서 단식"

이재원 기자 l 2018.12.08 05:20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사진=이동훈 기자

470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8일 새벽 국회를 지각 통과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혼신의 노력'으로 예산을 지켜냈다고 샴페인을 터뜨렸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역시 "유례없이 큰 삭감 규모"라고 성과를 설명했다. 반면 선거구제 개편 등으로 거대 정당들과 맞선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은 '야합'·'날치기 통과'라고 비판했다.

국회는 지난 7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본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등 총 228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예산안 통과후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정 시한을 넘겼지만 그래도 예산심사에서 충분하게 심사를 했고 이렇게 마무리를 지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야3당과 민주당은 이견이 전혀 없다"면서도 "자유한국당에서 끝내 합의를 못해서 야3당이 저렇게 단식과 농성을 하게된 것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책임을 미뤘다.

홍 원내대표는 또 "기재부 공무원이 (예산 심사 과정에서)과로로 쓰러져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가족들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역대 유례없이 정부예산에 대한 삭감 규모가 컸다"며 "무분별한 일자리, 남북경협자금, 공무원증원예산을 삭감해 경제활성화 분야, 지역경쟁력 강화 예산에 증액이 이뤄진 점을 위안삼고 싶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역대 예산 처리 중 가장 어려운 예산 처리였다"며 "여야 5당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지지 못한 부분은 상당히 안타깝고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했다.

반면 야3당은 예산안 심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 표결 전 반대토론을 신청해 "교섭단체 대표로서 본회의장에서 날치기 통과라는 단어를 쓸 것이라고는 의원선서 두 번을 하면서 한 번도 생각을 못해봤다"며 "모든 의사일정은 교섭단체 간 합의를 통해 이뤄져왔지만, 바른미래당과의 합의 없이 모든 의사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민주당 의원 한명이 대연정을 이뤘다고 말했다"며 "스스로 적폐정당으로 규정하던 한국당과 함께 날치기 법안을 통과시키는 상황에서 웃으면서 대연정을 했다고 할 수 있느냐. 앞으로 대연정을 더 강화하라"고 꼬집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예산 못지않게 선거제도 개혁은 중요하다. 내년 예산이 국민의 삶을 규정한다면 선거제도 개혁은 민주주의 완성, 국민의 정치적 선택권을 지켜준다. 예산이 국민의 식량이면 선거제도는 국민이 의지할 안식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3당이 예산 심사와 동시에 선거제도 개혁 처리를 주장한 것은 헌법 제1조2항 규정에 의한 국민의 권리를 제대로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거대 양당은 기득권을 지속적으로 누릴 욕심으로 적과의 동침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장 원내대표는 "기득권 양당의 적대적 공생이 얼마나 공고한지, 기득권 양당으로 정치개혁을 상징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내는 것이 얼마나 험난한지 똑똑히 봤다"며 "적대적 공생관계를 종식해야 한다.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유지된다면 이 나라에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에 합의한 민주당과 한국당에) 격하게 축하드린다"며 "1박2일 긴 여정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더불어한국당' 의원총회를 성사시킨 것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드린다"고 질타했다.

또 그는 "누가 도대체 국민의 삶을 위한 예산을 정치의 거래물로 삼았는지 역사가 분명히 판단할 것"이라며 "거대 양당이 모여서 청년 일자리 예산을 삭감하고 남북경협 예산을 삭감하고,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1조5000억원 증액하느라 수고가 많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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