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회의'에서 카풀 대책 챙긴 김성태

[the300]김성태 주재 마지막 한국당 원내대책회의…택시기사 분신사망에 "목메여 말 못이었다"

백지수 기자 l 2018.12.11 10:59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마지막 당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마지막 회의에서까지 정부 여당의 허점을 지적하며 제1야당 원내대표 임기를 마쳤다. 그는 전날 카카오 카풀 시행에 반대하며 국회 앞에서 분신 사망한 택시기사를 애도하며 정부여당에 대책을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택시기사가 정부의 무관심과 무대책 속에 분신했다"며 "도대체 이 정권이 뭘 위해 누굴 위해 존재하는 정권이냐"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며 "대통령 인식이 바뀌면 제1야당도 무조건 투쟁으로 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인사를 하며 목이 메인 듯 종종 말을 멈췄다. 특히 택시기사를 언급하며 비장한 표정과 목소리로 대통령에 대책을 촉구했다. 그는 회의 말미에도 "목이 메여 끝까지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며 "대통령이 사랑하고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국민이다. 우리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원내대표와 함께 임기를 마친 함진규 정책위의장도 국회 계류 중인 카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논의를 여당에 촉구했다. 카풀법은 문진국 한국당 의원이 지난 1월 발의한 법안으로 현행법에 '출퇴근 시간'으로 돼 있는 카풀 시간대를 구체적으로 평일 오전 7~9시와 오후 6~9시 등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함 정책위의장은 "카풀 사업자의 이해관계를 살리면서도 기존 택시기사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았어야 한다"며 "국회 상임위에 계류됐는데도 정부여당 반대로 논의조차 시도를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원내대표로서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1년6개월 동안 잘 한 부분도 많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신뢰 관계를 쌓고 남북 관계를 개선한 것을 꼽았다.

다만 그는 "신뢰확보의 종착역은 북핵폐기를 통한 실질적인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이라며 "대통령이 이 잘한 점에 꼭 종지부를 찍어달라"고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두번째로 잘한 것은 1기 내각을 출범시키며 경제부총리만은 정통 관료를 임명한 것"이라며 "공직 사회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결정적 한 수로 인사를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그동안 규탄의 대상으로 삼았던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다시 비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 정부 정책 방향 기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정책의 디테일과 콘텐츠를 채울 때 명확히 현실을 인식하고 분명히 현실에 반영하는 것을 인식하는 2기 경제팀을 만들어달라"고도 문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김 원내대표는 다른 야당 대표들에게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원내대표를 마치며 가장 안타까운 대목 중 하나가 6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라며 "진심을 다해 단식을 중지하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제도 개혁에 답을 내놓지 못한 것을 한숨 섞인 목소리로 언급하며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마지막 숙제를 다하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게 돼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 후임을 선출하는 의원총회를 여는 것으로 공식 임기를 마친다. 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는 김학용·나경원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김 의원은 초선 비례 '경제통' 김종석 의원을, 나 의원은 충청 지역 재선 정용기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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