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재일동포 혐오발언 늘어…한국, 과거사 냉정한 접근 필요"

[the300]여건이 在日민단 단장 “한일관계, 계속 교섭하며 진전시켜야”

외교부 공동취재단, 최태범 기자 l 2018.12.11 14:28
여건이(呂健二)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단장은 지난 6일 도쿄 민단중앙본부에서 외교부 기자단과 인터뷰를 갖고 한일관계를 풀기 위한 해법을 설명했다. /사진=외교부 공동취재단


한일관계는 최근 위안부 문제에 강제징용 배상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 재일동포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접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재일동포사회를 대표하는 민간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여건이(呂健二) 단장은 "과거사 문제는 냉정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나쁜 조약이라고 해도 계속 교섭을 하면서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은 1946년 설립된 후 재일동포 권익향상과 동포사회 발전에 힘써온 대표적인 민간단체다. 여 단장은 지난 2월 제50대 중앙본부 단장으로 취임했다.

여 단장은 지난 6일 도쿄 민단중앙본부에서 진행된 외교부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화해치유재단 해산으로 악화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좀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약(한일 청구권협정)은 없다는 식으로 하면 '대한민국은 법치국가 아닌가, 외교를 무시하는 나라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피해자) 개인에게는 미안하지만 나쁜 조약이 있으면 계속 교섭하며 전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본의 근현대사는 청일전쟁·러일전쟁·1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고 (태평양전쟁에서는) 원자폭탄이 떨어져서 졌다는 것 밖에 없다"며 "일본인은 역사 인식도 부족하고 (한국인들의) 마음 아픈 역사에 대해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재일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헤이트 스피치가 늘고 있고 심지어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에는 센다이 총영사관에 협박전화도 왔다고 여 단장은 설명했다.

다만 여 단장은 2016년 일본에서 시행된 '헤이트 스피치 억제법'을 언급하며 "충돌 직전에 (저지가) 이뤄진다. 헤이트 스피치가 일어났을 때 경찰들이 지켜줬다"며 "일본 시민들도 양심이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여 단장은 또 "민단본부에도 일본 경찰차가 매주 출동하고 있다"며 "극우세력들이 민단 앞에 매주 오는 게 독도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여 단장은 가장 싫어하는 노래로 ‘독도는 우리땅’을 꼽았다. 독도가 이미 우리 땅이 확실한데 굳이 노래를 부르며 일본을 자극할 필요가 없고,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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