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의 의미…친박 건재함과 계파종식 사이

[the300]'김무성계' 부활에 마음돌린 한국당…중립·친박 마음 얻은 나경원

김민우, 백지수 기자 l 2018.12.11 18:02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나경원·정용기 의원이 꽃다발을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계파종식'을 선택했다. 현재 한국당의 계파 종식을 위해서는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사람이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판단이 대세를 이뤘다. '복당파'의 2년 연속 원내대표 배출은 실패했다.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막을 내린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비박계·복당파 대 친박·잔류파의 계파대결 양상을 띄었다. 김학용 의원은 강석호 의원과 단일화에 성공하며 비박계의 대표주자로 나섰다. 같은 비박계 김영우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또 한 차례 단일화 효과를 봤다.

그러나 이것이 되려 '화'가됐다. 강석호 의원과 단일화에서 김무성 의원이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의원들 사이에서 '김무성계'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김성태 원내대표 시절 '복당파'가 당지도부 자리는 물론 상임위원장까지 모든 자리를 독식했다는 평가도 독이됐다.

반면 나 의원 역시 일부 친박계 원·내외 인사들이 공공연히 지지를 표명하며 한때 '친박계' 대리인이라는 인식이 퍼졌지만 선거운동 기간 내내 '중립성향'을 고수하며 의원들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했다.

나 의원은 정치활동을 하면서 어느 계파에 속해본 일이 없음을 누차 강조했다. 계파색이 옅은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계파색이 옅은 나 의원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의원은 이날 경선 결과가 발표된 후 "오늘 의원들은 과거가 아닌 미래, 분열이 아닌 통합을 선택했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나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폭주, 대한민국 헌법가치를 파괴하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뭉치자"고도 강조했다.

나 의원의 첫번째 과제도 이처럼 계파종식이 될 전망이다. '김무성계의 부활'을 우려한 한국당 의원들이 나 의원을 선택했지만 역설적으로 나 의원의 표에는 '친박계표'도 포함돼 있다. 친박계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당장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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