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최저임금 때문에 실직, 그 원인을 알아야 속도조절 가능"

[the300]"최저임금, 본인 일이 아닌데도 다들 그렇다고 하니까 비판할 수도"

최경민 기자 l 2018.12.11 19:18
【세종=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년도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18.12.11.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통계청이 조사한 그 원 자료를 받아서, (최저임금 때문에) 실직한 일용직들을 실제로 면접 조사를 해본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그 원인을 한 번 제대로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고용노동부 업무보고를 받은 직후 근로기준정책과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래야 최저임금을 지금 같은 속도로 나갈 수 있는 것인지, 안 그러면 정말로 조정을 충분히 해야 하는 것인지 제대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의 압박 때문에 고용 밖으로 밀려나간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 해당되는 일용직들에 대한 정확한 사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이 올라간 부분에 대해서는 사업주가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을 받았고, 그러면서 그 중 상당수는 고용보험 가입돼 있지 않다가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급받기 위해 고용보험에 가입했다"며 "금년 11월이 작년 11월에 비하면 46만명정도 고용보험 가입자가 올랐다. 굉장히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그런데 아무리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지원을 받기 힘든 사정이 있을 수 있다"며 "오히려 최저임금 바깥에 머물러 있거나, 또는 그 바람에 오히려 경영이 더 어려워 져서 일자리가 줄어든다든가 그런 비율이 얼마나 될까"라고 물었다.

이 장관은 "가늠하기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며 "임금이 올라간 부분은 분명 긍정적 효과고, 일자리를 잃으시는 분들이 있으니 이 부분을 어떻게 측정하느냐가 문제일 것 같다. 그 부분을 정확히 한번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과제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게 과거보다 줄어있는 취업자 증가폭 부분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언론들의 지적"이라며 "그런데 그게(최저임금 인상) 다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고용노동부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른가"라고 묻기도 했다. 한 서기관은 "남편은 가야 할 방향은 맞다고 생각하나 조금 더 잘 살펴봤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 부담이 실제로 사업주들을 만나보면 그게 실질적 부담일 수도 있다"며 "그 다음에 본인이 겪는 일이 아닌데도 다들 그렇다고 하니 뭔가 방향은 옳지만 너무 이렇게 하는(속도는 내는) 게 아니냐 이런 식의 생각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고용부의 과장은 "소상공인들 같은 경우 굉장히 어려움을 많이 호소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정말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 '조금 더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좀 내고 있다는 시각도 일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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