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핵심반대층 된 '20대 남성'…남녀갈등에 불똥(종합)

[the300]20대, 성 갈등·대체복무제 '역린'에 남녀분화…여성폭력방지법, 찬반 놓고 '이견'

안재용 기자 l 2018.12.17 14:50
자료=리얼미터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되던 20대에서 분화가 일어나고 있다. 20대 남성은 12월2주차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전연령 남녀 계층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20대 여성은 가장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남녀갈등이 20대에서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가 크게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문 대통령의 12월2주차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29.4%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 대통령 지지율이 낮았던 60대 남성(34.9%)보다도 낮은 수치로 부정평가 또한 64.1%로 가장 높았다.

반면 20대 여성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63.5%로 전 연령대 남녀 중 가장 높았다. 부정평가는 29.1%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는 20대 남성이 더 이상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문 대통령에 대한 핵심 반대층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대체복무제 없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 위헌으로 촉발된 대체복무제 논란과 청년세대의 남녀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자료=리얼미터

특히 남녀 갈등문제에 있어 여성폭력방지법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20대 남성에게 여성 편향적으로 비친 점이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남녀갈등은 우리 사회의 주요 갈등으로 떠올랐다. 최근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이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실시한 공동체 갈등 관련 조사(전국 1018명)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응답자 전체에서는 빈부갈등(35%)이 1위로 나타났으나 20대에선 57%가 성 갈등을 꼽았다.

페미니즘 운동 지지여부에 대한 2030 남성과 여성의 태도는 서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은 각각 64%, 44%가 페미니즘 운동에 지지를 표한 반면 20대 남성은 14%, 30대 남성은 23%만이 찬성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여성폭력방지법을 두고도 찬반이 엇갈렸다. 리얼미터가 전체 연령대(501명)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찬성 60.7%, 반대 25.4%로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20대와 30대 남녀별 조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남성들의 반대의견이 많았다.

20대 여성은 91.5%, 30대 여성은 75.2%가 여성폭력방지법에 찬성했다. 반면 20대 남성은 61.7%가 해당 법에 반대했다. 찬성은 26.2%에 그쳤다. 30대 남성들은 50.6%가 반대했다. 찬성은 32.3%로 낮은 수준이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페미니즘을 비롯한 젠더문제에 대해 2030세대 남성과 여성이 서로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고 20대를 중심으로 한 청년층에서 성 갈등이 이미 심각한 수준까지 진행됐다"며 "20대 남성이 문 대통령으로부터 이탈, 핵심 반대층으로 돌아선 데에는 대체복무관련 논란과 여성폭력·차별 문제에 대한 정부·사회적 해결과정에서 느끼는 박탈감과 피해의식, 소외감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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