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태안발전소 조사에 유족 참여…죽음의 외주화 방지해야"

[the300]"고 김용균씨 명복빈다…부모님께도 가장 깊은 애도 표한다"

최경민 기자 l 2018.12.17 15:51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18.12.17.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24살 청년 김용균씨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와 산업부 등 관계 부처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되, 국민들이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유족 측이 조사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희망을 펼쳐보지도 못한채 영면한 고(故) 김용균씨의 명복을 빈다.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아픔으로 망연자실하고 계실 부모님께도 가장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동료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원가 절감을 이유로 노동자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용자 의무까지 바깥에 떠넘기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태안 뿐 아니라 비슷한 위험한 작업이 이뤄지는 발전소 전체를 오늘부터 점검하게 되는데, 발판 하나, 벨트 하나까지 꼼꼼하게 살펴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원청과 발주자 책임을 강화하는 등 산업안전의 기본을 바로세우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안타까운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며 "최근 산재 사망의 공통된 특징이 주로 하청 노동자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부모님이 사준 새 양복을 입고 웃는 모습, 손 팻말을 든 사진, 남겨진 컵라면이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며 "취임 초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시하는 것을 무엇보다 강조해 왔음에도 이러한 사고가 계속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정부는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법안을 정부 입법으로 지난 11월 국회에 송부했다"며 "개정법안은 도급인이 자신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모든 근로자의 안전 보건 조치 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도급인의 책임범위 확대, 유해 작업의 도급 금지, 위험성 평가 시 작업장 노동자 참여 보장 등 위험의 외주화 방지 방안도 담고 있다"며 "당정청은 적극 협력해서 이 법안이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1일 오전 3시20분쯤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설비 점검을 하던 김씨가 석탄을 운송하는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져 있는 것을 동료 직원이 발견했다. 김씨는 태안화력 환경연료설비 업무를 맡고 있는 외주업체 '한국발전기술' 소속 직원이었다. 안전사고의 근본적 원인으로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가 지목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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