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100건 넘는 법안, 정밀스캔해 '정책 PICK'

[the300][런치리포트]이주의 법안 2018년 결산②

조철희 기자 l 2018.12.28 04:30

"이주의 법안 회의 시작합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매주 연재하는 '이주의 법안'은 10여 명의 더300 기자들과 국회 정책 전문가들이 참여한 온라인 메신저 회의를 통해 보도의 기초가 만들어진다. 이 회의에서 매주마다 평균 100건 넘게 쏟아지는 법안들을 모두 검토하고, 한주에 소개할 단 1건의 법안을 선정한다.

올 한해 동안 이주의 법안이 소개한 법안은 총 32건. 회의는 이보다 많은 40여 차례가 열렸다. 회의 때마다 5~10건의 후보법안들을 선정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1건을 선정한 뒤 조현욱 금태섭의원실 보좌관 등 정책 개발 및 입법 전문가들의 상세 분석과 해당 법안을 소관하는 국회 상임위원회 출입기자들의 현장 취재를 더해 한 편의 이주의 법안이 완성된다.

최근 한 회의에선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법 △지방지치법 △도로교통법 △도시공원법 △소득세법 △건강보험법 △학교보건법 △국민건강증진법이 후보법안으로 올라왔다. 이주의 법안에선 법안의 특성을 선명히 반영하고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법안의 별칭을 새로 만든다. 회의에선 각기 △학교급식 지역농산물 우선구매법 △특례시법 △고령운전자 정기검사법 △애완견 공원출입금지법 △10만원 이상 현금영수증 의무화법 △특별사법경찰 확대법 △학교석면제거 가이드라인법 △음주경고그림법으로 불렸다.

후보법안 하나하나씩 심층토론이 이어진다. 이날 회의에선 특례시법을 두고 쟁점이 두드러졌다. 여건이 좋은 도시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법안이라는 지적과 오히려 도시간 통폐합이 활발해지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반론이 부딪혔다. 

국민들이 관심을 크게 가질 만한 법안,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명확한 법안, 정책의 심층에 숨겨진 배경과 의미를 끄집어낼 수 있는 법안이 주로 이주의 법안에 선정된다.

이날 회의에선 논쟁적인 법안인 고령운전자 정기검사법이 뽑혔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75세~79세 3년 △80세~84세 2년 △ 85세 이상 매년 운전면허를 갱신하도록 했다. 현재는 △65세 이상 5년 △75세 이상 3년이다.

최근 5년간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50% 이상 증가하자 국민안전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정기적 운전능력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주의 법안 회의에선 경험이 부족한 젊은 운전자에 비해 수십 년 무사고 베테랑 고령운전자가 오히려 더 안전하게 운전한다는 반론을 짚기도 했다.

이주의 법안은 매주 회의를 통해 2시간에 걸친 토론과 두 차례의 투표를 진행할 만큼 신중하게 이주의 법안을 선정했다. 올해만 약 6500건이 발의될 정도로 법안들이 많기 때문에 의미 있는 법안과 제한된 보도 지면에 소개할 법안을 찾는데 신중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정책·입법 연구를 하며 이주의 법안 필진으로 참여 중인 조현욱 보좌관은 "법안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누지 않고 국민들에게, 민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입법은 국민의 관심과 감시 속에서만 제대로 된 방향을 찾는다"며 "법을 만드는 것은 국회이지만 법을 지키고 법의 테두리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나가는 것은 국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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