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뿌리쳤던 첫 소통수석

[the300]홍보→소통 '윤영찬모델' 남북정상회담 생중계 성과

김성휘 기자 l 2019.01.08 16:11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프레스 센터'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09.20. park769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8일 문재인 대통령의 최고 스피커라는 짐을 내려놓았다. 화려했으되 소박한 원칙을 버리지 않은 20개월이었다. 

그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국정철학을 국민에 알리는 메시지 앰베서더(대사)였다. 업무영역은 넓었다. 6개의 비서관실을 거느리며 문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 국정홍보, 국내외 언론대응, 디지털소통을 총괄했다. 때론 선수로 직접 뛰었다. 대변인을 임명하기 전 집권 초반엔 직접 대변인 역을 겸했다.

비서실 세팅이 끝난 뒤에도 윤 수석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의존도는 줄지 않았다. 남북정상회담 같은 현안이 터질 때 그의 휴대전화에 전화, 문자가 터져나갈듯 했다. 취재진에게 원망섞인 말도 들었다. 그는 사석에서 "전화 좀 받아달라"는 기자들의 넋두리를 들으면 "나도 힘들어" 하며 부재중 통화로 가득한 통화목록을 보여주곤 했다.

그래도 밉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의 티타임 회의에 참석할 만큼 권력의 핵심에 있으면서, 업무시간 후엔 일선 기자들이 허심탄회하게 소주잔, 캔맥주를 부딪칠 수 있는 '선배'였다.

윤 수석은 1964년 전북 전주 생으로 서울대 지리학과를 나왔다. 참여정부 외교부장관을 지낸 윤영관 교수는 그의 친형이다. 1990년부터 신문기자(동아일보)로 일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동교동계를 담당했다. 

2008년 네이버에 합류했고 10년째인 2017년 3월, 문재인캠프 디지털소통담당으로 깜짝 영입됐다. '정책쇼핑몰 문재인 1번가', '전국을 덮자 파란 캠페인' 등이 그때 나왔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권구훈 신임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2018.11.04.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이버 임원으론 억대 연봉을 받았다. 차관급 수석이래봐야 몇 분의 일 수준이다. 대선캠프 땐 아예 월급도 없었다. 그걸 감수하고 '모험'에 나선 건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과는 다른 대통령 국민소통의 모델을 보여주고 싶었다. 

수석 명칭을 '홍보'에서 '국민소통'으로 바꿨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생겼다. 남북정상회담 등 역사적 무대에서 그의 노력이 빛났다. 북측을 끈질기게 설득, 회담 모습을 전세계에 생중계한 것이 그의 작품이다. 대통령이 직접 진행하는 기자회견도 관철했다.

나름의 원칙도 지켰다. '아픈' 보도가 나와도 고압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겸허함, 쌍방향, 온라인이란 철학이 문 대통령과 통했다. 그게 '윤영찬 모델'이다. 지난해 말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하락하자 주변에 책임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제 그는 재충전을 말한다. 쉬고 오겠다고 했다. 8일 신임 수석을 소개하고 돌아설 때, 20개월 본 모습 중 가장 편안한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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