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도 살인·강간 처벌'…'소년 처벌 확대' vs '인권보호' 절충 될까

[the300][이주의법안-형사미성년연령 인하법]②표창원 형법개정안, 13세부터 '살인·강간' 제한적 형사책임 제안

백지수 기자 l 2019.01.15 04:31
만 13세. 어리듯 어리지 않은 나이다. 학령으로 환산하면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중학교 1학년. '어리다'는 이유로 현행법에서는 형사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나이이기도 하다. 1953년부터 형법에 이렇게 정했다. 

현실은 좀 다르다. 지난해 국민적 공분을 산 '대구 중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 당시 가해자들 중에 만 13세가 섞여 있었다고 알려졌다. 성인과 다를 바 없는 범죄 행위지만 전과가 남는 형사 처벌을 피해갔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발의한 형법 개정안에 따르면 13세 중학생도 형벌을 받아야 한다. '표창원 안'은 강력 범죄 중 하나인 살인과 강간을 '고의로' 저지른 경우에 한해 징역 등 형법상 처벌을 적용한다. 기본적으로는 형사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지만 사람의 생명과 인격을 해쳤다면 어린 나이라도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자는 취지다. 

소년범 처벌 확대를 둘러싼 찬반 논쟁을 고려하면 '표창원 안'은 일종의 절충안이다. 국민 법 감정과 소년범에 대한 사법 처분의 최소 적용을 권고하는 국제협약(유엔아동권리협약) 사이의 괴리를 메우려 노력한 측면도 있다. 표 의원실 관계자는 "살인과 강간으로 형사미성년 기준 인하에 제한을 둔 것이 다른 법안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표창원 안'이 발의되기 전 국가인권위원회는 형사 책임 연령 기준 인하에 우려를 나타냈다.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정부와 국회에 의견서를 보내 "소년범죄는 단순히 엄벌을 통해 해소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재범 방지와 피해 청소년 보호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비해 정부와 국회의 앞선 움직임은 연령 기준을 낮추는 데 초점을 둬왔다. 국회에 발의된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 안은 13세, 같은 당 장제원·김도읍·이석현 의원안은 12세다. 이들은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소년보호 처분은 받는 '촉법소년'의 기준도 현행 '10세 이상 14세 미만'보다 낮추는 소년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우리나라보다 낮은 연령 기준을 적용하는 해외 사례들도 없지 않다. 일본과 독일, 중국 등 많은 나라가 우리처럼 14세 미만을 형사책임 배제 기준으로 삼지만 미국·영국 등 소위 '선진국'의 경우 형사 미성년 기준이 훨씬 낮다. 미국의 경우 주마다 다르지만 7세 이하을 기준으로 삼는다. 초등학생부터 형사 책임 대상이 되는 셈이다. 영국도 미국처럼 7세를 기준으로 했다 1963년부터 10세 미만으로 오히려 상향했다.

다만 유엔은 2007년부터 최소한 12세 아래로는 형사책임을 지우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유엔은 이미 12세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나라는 기준연령을 더 내리지 말 것도 권고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2010년 유엔 권고에 따라 8세에서 12세로 기준 연령을 높였다. 캐나다도 12세가 기준 연령이다. 프랑스는 형사미성년 기준 연령이 13세이긴 하지만 18세까지는 기본적으로 형사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 등을 보면 법 개정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권위 설명은 반대다. 인권위는 "촉법소년 연령 하한인 10세부터 공권력에 의한 형사 제재인 보호처분이 가능하다"며 "우리나라의 사실상 형사 책임 연령은 10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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