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소정이]잘못 모신 놈·탈당한 놈·선거진 놈…'한국당 놈(者)들의 전쟁

[the300]황교안 입당에 엉덩이 들썩이는 김무성·홍준표

김민우 기자 l 2019.01.15 15:39
(왼쪽부터)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사진=머니투데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우파는 사실상 몰락의 길을 걸었다. 당 안팍에서는 이 몰락에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을 세 부류로 나눈다. '대통령을 잘못 모셨던 핵심들', 그리고 '탈당했다가 복당한 사람들 중에서 주동적 입장에 있었던 사람들', '선거 참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위 세부류의 사람들을 향해  "스스로 전당대회에 출마를 안 하는게 옳다"고 주장했다. 누구라고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을 잘 못 모신'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선거 참패에 책임이 있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깔려있었다. 물론 탈당했다가 복당한 자신도 포함해서다. 

이 세 부류의 사람중 대통령을 잘못 모셨던 핵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황 전 총리다. 황 전 총리는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며 정치인으로서 첫발을 뗐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입당 시기로 보나 '통합'의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로 보나 사실상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황 전 총리가 움직이자 홍 전 대표와 김 의원에게도 눈길이 쏠린다. 두 사람의 엉덩이도 들썩이는 모양새다. 한국당 지도체제가 사실상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당 대표에게 전권을 부여하는 '단일지도체제'로 가닥이 잡힌 탓이다. 

보수진영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황 전 총리가 당권을 잡으면 김 의원과 홍 대표는 등판도 못해보고 뒷방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김·홍 두 사람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전당대회 출마를 강력하게 권유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황 전 총리 입당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전당대회에서 차기 대선주자들이 대선 전초전을 앞당겨서 치열한 경쟁으로 전개될 경우, 그 결과는 또 분열의 씨앗을 잉태할 것"이라고 답한 김 의원의 발언을 봐도 이같은 고심이 읽힌다. 황 전 총리가 차기 당대표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김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도 미묘하게 뉘앙스가 바뀌었다. 지난해부터 불출마 입장을 단호하게 밝혔던 것과 달리 김 의원은 이날 "현재로서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현재'라는 단서를 달았다.

황 전 총리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는 순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대결이 아니라 '대통령을 잘 못 모신 놈(者)' '탈당 후 복당하는데 주동적이 었던 놈(者)' '선거 참패의 책임이 있는 놈(者)'간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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