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손혜원 "당적내려놓는다…사실 밝혀지면 돌아올 것"

[the300]20일 기자회견서 "당적·문체위 간사직 떠나…SBS 등 고소"

한지연 기자 l 2019.01.20 11:52
목포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고있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홍봉진기자


목포 부동산 투기와 부당한 인사 압력 의혹 등을 받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직과 위원직 모두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의혹 보도들에 검찰 수사를 의뢰하겠다"며 "단 한가지라도 사실로 밝혀진다면 즉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은 "모든 것을 깨끗이 밝히고 제 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손 의원 기자회견 전문.

40년간 일하던 디자인업계를 떠나서 정치권으로 왔던 3년 반 전의 일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그 때처럼 이 자리가 생소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비장한 마음은 그때와 어느정도 비슷합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홍보를 맡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당명과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데 한 역할을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이자리에서 제 분신같은 더불어민주당의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생각은 그리 쉽지않은 결정입니다. 여러분도 탈당 보다는 당적을 내려놓는다는 단어를 사용해주십시오.

정치권에 들어와서도 대중의 어법을 사용하려 노력했습니다. 제가 전공했던 마케팅과 정치는 비슷한게 많습니다. 정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기업은 이익을 위하여 대중을 움직인다는 것에서 유사한 게 많습니다. 저는 기업의 이익을 위하여 대중을 움직이는 일을 40년 동안 해왔습니다. 정치권에서도 그리 생소하지않게 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대중을 움직이는 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대중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사전에 나와있습니다. 우리 정치가 대중을 위하여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움직이고 있는지는 생각해 볼 것이 많을 것입니다. 저는 제 임기 동안 여의도 어법보다는 공공의 이익에 치중하며 일을 해왔습니다. 가히 제가 잘 아는 문화와 예술, 상임위 활동을 통해 소신껏 제가 꿈꾸던 세상을 위해 일했습니다.

전통문화가 사라져가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유물의 보존 등에 대해서도 박물관에 수없이 얘기했지만 관행을 깨기가 힘들었습니다. 가장 기막혔던 것은 지방 곳곳 풍광 좋은 바닷가에 고층 아파트가 획일적으로 들어오고있단 사실이었습니다.

지방의 인구는 늘어가고 청년은 찾아볼수 없는데 왜 지방 곳곳에 30년만에 다시 헐고 짓고 하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지방자치 단체장들과 예산을 담당하는 정치인들이 뜻만 맞춘다면 얼마든지 고쳐나갈 수 있는 일인데도 제가 지켜본 3년 반동안 누구도 국회에서 이 일을 제기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지방 문화를 살리려는 노력은 어느 도시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기업을 유치하고 공공기관 유치, 다리를 놓고 아파트 짓는 일만에 SOC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붙여 국민의 예산을 쓰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좋은 경관이 있는 곳, 좋은 역사가 살아있는 곳 이 더이상 사라지기 전에 제가 발견한 곳이 목포입니다. 제가 호남에 예술인들을 만나는  정책간담회를 계기로 2017년에 평생처음으로 목포에 내려가봤습니다. 

정책간담회 근처에서 저는 가슴 떨리는것을 못 참았습니다. 아직도 집이 다닥다닥 붙은 채로 헐리지않고 남아있다는게 놀라웠습니다.

국가가 나설 수 없다면, 이정도 콘텐츠 남아있다면 스스로 돕는 자를 돕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몇 집이라도 시작된다면 그 동력으로 도시 재생은 시작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 지역의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시작해서 관광객을 1000만명, 2000만명 끌어들인 사례는 수도없이 해외에 많습니다. 또 재단이나 박물관, 그리고 공공재를 활용한 문화시설들이 들어와서 그 지역을 살린 예도 수도없이 많습니다. 기업, 공공기관, 공장이 아니라 박물관 하나로 1000만 관광객을 이루어낸 수없이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동네 주민들을 설득했고 우선 가볍게 공방과 카페들을 먼저 열게했습니다. 그 곳을 홍보하여 외지인들의 관심을 끌려 했습니다.

제가 최근 며칠동안 했던 이야기같이 아마도 제 얘기 들었던 사람은 직접적으로 200~300명 될 것이고, 페이스북을 통해 얘기를 전달받은 사람은 수천 수만명에 이를 것입니다. 불꺼진 동네를 살려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목포시와 문화재청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SBS가 저 하나를 죽이려 합니다.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 훼손과 그 모든 걸 걸어서 제 국회의원 직위 모두를 걸고 제 개인의 명예를 걸고 고소할 것입니다. 

여의도 문법에 맞게 대처한다면 살짝 고개 숙이고 간사 자리를 내놓고, 문체위에서 상임위를 옮겨서 조용히 잠잠해 지는걸 기다리는게 아마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손혜원이 아닙니다. 0.001%라도 SBS와 다른 언론들이 하는 이야기와 관련이 있다면 검찰 조사를 통해 그런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 자리에서 저는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습니. 

오늘은 제가 민주당 당적을 내려놓는 발표입니다. 아마 이 발표이후에 야당 많은 분들, 특히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의원직 사퇴하라'고 많이 얘기할 것입니다. 그것은 제가 알아서. 검찰의 결과가 한가지라도 나온다면 그땐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저 스스로 지난 며칠 자료없이 만들어진 참 어이없는 가짜뉴스들에 대응하며 싸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시끄럽게 전 국민을 소모시키며 떠들어댔지만 당은 끝까지 저를 믿어주셨습니다. 저는 이 얘기가 시작되면서부터 홍영표 원내대표, 이해찬 대표께 당적을 내려놓는게 맞다고 말했지만 반대하셨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제 강력한 의지를 끝내 못 꺾어 이자리가 마련됐습니다. 당과 정부를 끌어들이는 이 상황 보면서 오늘 이자리를 만들었습니다. SBS뿐만 아니라 허위사실 유포로 지금까지 기사를 쓴 기자들과 그 기사를 모두 캡처를 해서 200여건을 다음주 초에 바로 고소할 것입니다.

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 제가 살면서 동지라는 단어를 제 입에 올리는 날이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적이 없습니다. 제가 국회의원이 된 후 여념이 없는 동안 민주당 당원들 그리고 우리 당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께 큰 사랑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3일동안 받은 사랑에 비하면 지금까지의 사랑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는 당적을 내려놓지만 여러분과 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이 곁에서 제게 힘을 주셔야 제가 끝까지 광야에 나가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제가 당을 떠나는 것은 당을 살리기위해서, 그리고 이런 말도 안되는 관행이 상습적으로 자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마포 주민 여러분들께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저를 뽑아주신 가장 큰 이유가 아마도 제가 민주당 후보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당적을 내려놓지만 남은 임기동안 더 가까이서 여러분과 함께하고, 더 최선을 다해서 일하겠습니다. 

문체위도 공정한 수사를 위해 떠나있겠습니다. 무형문화재 제도정비, 역사와 문화에 기반한 도시 재생, 특히 목포와 관련된 도시재생 이 일들은 계속 될 것입니다. 더 상세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하겠습니다. 제 뜻에 동의하는 분들과 함께 더 구체적인 도시재생의 사례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진실은 반드시 이깁니다. 그것이 진실의 힘입니다. 차명재산, 부동산 투기, 부당한 압력 인사 등 언론사들의 왜곡보도를 검찰에 모두 수사 의뢰하겠습니다. 엄정한 판단을 받겠습니다. 그리고 그 기사들에서 언급한 그런 일들이 , 그런 사실들이 있었다면 저는 바로 그자리에서 의원직을 사퇴하겠습니다.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민주당 당원여러분들, 언제나 여러분들 곁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기억해주시고 제게 더 큰 힘을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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