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탈당…의혹 해소 후 돌아올 것"…野"뻔뻔…국회 떠나라"

[the300]20일 기자회견서 "의혹 사실이면 의원직 내놓을 것"…박지원 저격도

한지연 이원광 강주헌 이상원기자 l 2019.01.20 16:26

목포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고있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홍영표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홍봉진기자


목포 부동산 투기와 부당한 인사 압력 의혹 등을 받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적을 내려놓는다. 손 의원은 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직과 위원직을 사임한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는 것을 전제로 의원직 사퇴도 언급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맹탕 기자회견"이라며 "탈당을 넘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며 압박했다.

손 의원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함께 나와 손 의원의 탈당을 공식화했다. 홍 원내대표는 "당에서는 당적을 내려놓는 문제에 대해 만류를 많이 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의원이 '당에 더이상 누를 끼치지 않겠단 의지를 강력하게 밝혀왔다"고 전했다.

손 의원은 결백을 주장했다. 손 의원은 "전통문화가 사라져 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가장 기가 막혔던 것은 지방 곳곳에 풍광 좋은 바닷가에 고층 아파트가 획일적으로 들어오고있단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은 "더 이상 사라지기 전에 제가 발견한 곳이 목포"라며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몇 집이라도 시작된다면 그 동력으로 도시 재생은 시작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의혹 보도를 한 언론사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200여개의 기사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할 것"이라며 "명예훼손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걸어서 국회의원 직위와 개인의 명예를 걸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손 의원은 "0.001%라도 검찰 조사를 통해 그런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 자리에서 저는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며 "모든 것을 깨끗이 밝히고 제 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고있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홍봉진기자


또 자신을 비판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도 날선 목소리를 이어갔다. 손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박지원 의원과 의혹을 제기한 일부 건설사 등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고 싶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목포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배신의 아이콘,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고 도시재생 뜻을 가진 후보가 있다면 유세차를 함께 탈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자로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손 의원은 "내가 문화계 영향력을 미쳤다면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문화재청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검찰 수사로 밝혀지도록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문체위 간사로서 문화재청을 압박해 목포 일부 거리를 문화재 거리로 지정했다는 의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야당은 일제히 손 의원의 기자회견이 "변명으로 일관됐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한선교 한국당 '손혜원 랜드게이트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위원장은 "손 의원의 책임성 탈당 기자회견에 당의 원내대표가 동행하는 건 처음 보는 광경"이라며 "손혜원랜드 게이트의 그 끝이 어디인지를 예감케하는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손 의원의 기자회견에는 반성하는 말이 전혀 없었다"며 "손 의원은 민주당 탈당을 넘어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모든 조사에 응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의를 심판하기 위해선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순례 한국당 원내대변인 역시 "진실한 사과조차없는 기자회견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라며 "탈당이 아니라 의원직을 내려놓고 검찰 수사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역시 "탈당으로 끝내겠다는 뻔뻔한 기자회견이었다"고 비판하며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탈당 기자회견에 함께 한 홍 원내대표는 손 의원의 후견인으로 보인다"며 "탈당으로 의혹을 어물쩍 넘기려는 여당의 태도는 국민의 실망만 가중시킨다"고 비판했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손 의원은 공직자의 본분을 망각하고 자의적인 사익 추구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대변인 역시 "손 의원은 탈당이 아니라 국회를 떠나는 것이 좋겠다"고 촉구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