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2월말 ‘핵담판’, 스웨덴 실무협상에 쏠린 눈

[the300]북미 고위급회담→트럼프 면담→실무회담 일사천리..베트남 유력설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최태범 기자,김성휘 기자 l 2019.01.20 17:01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은 트럼프와 김영철이 회동한 다음 날인 19일 트위터로 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출처=댄 스커비노 트위터>2019.01.20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핵 담판’이 2월말로 정해졌다. 개최지로 베트남이 유력 거론되는 가운데 앞으로 한 달간 북미는 치열한 의제협상을 펼친다. 당장 미 워싱턴D.C의 고위급 회담에 이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이 시작됐다. 북미 회담 성사에 물밑 노력을 기울여 온 우리 정부의 시선도 스웨덴으로 향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워싱턴D.C를 찾았다. 그는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도 면담했다. 백악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월 말쯤(near the end of February) 열릴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영철 부위원장과 면담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만남이었다”며 “우리(북미 정상)는 2월말쯤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나라를 골랐지만 추후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북미간 숨가쁜 협상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을 워싱턴 공항에서 직접 영접하고 고위급 회담에도 참석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김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예방에 배석한 직후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떠났다. 20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비건은 이날 스톡홀름에 도착, 22일까지 머물며 스톡홀름에 먼저가 있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비공개 실무협상을 진행한다. 스웨덴은 비공개 국제회의를 주관, 이들이 만날 계기를 제공했다.

비건-최선희 만남은 지난해 8월 비건 특별대표 임명 후 처음 북미 실무라인이 접촉하는 것이다. 최 부상은 지난해 6·12 북미정상회담 때도 합의문 초안 작성등 실무협상을 주도한 인물이다. 

양측은 정상회담까지 한 달여 남은 기간 동안 회담의 세부 날짜와 장소, 구체적인 의제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비핵화-상응조치’라는 핵심 의제다. 스웨덴 협상에서 비핵화-상응조치를 어느 수준까지 합의하느냐에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일각에선 트럼프정부가 핵시설 신고·검증 등 완전한 비핵화를 고집했던 당초 입장을 완화, 우선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폐기에 1차 목표를 두고 일부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식으로 북한과 ‘딜’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단계적 해법을 밟아나가는 것이라는 해석과, 북핵을 제거하지 못하는 '스몰딜'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공존한다.

우리측 북핵 협상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스톡홀름에 있다. 우리 정부가 이 본부장을 통해 한미, 남북간 양자 협의 또는 필요하다면 3자 협의로 중재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2차 북미정상회담을 바구니에 확실히 넣되 김 위원장의 3~4월께 서울답방까지 확보할 수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남북 간 대화도 확대해 가면서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모든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미 양측이 모두 다 속도를 내려고 하고 있다"며 "고위급 회담이 실무회담으로 이렇게 바로 이어지는 경우가 없었다. 일정만으로도 (북미 양측의 의도를)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20일엔 추가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상황을 주시했다. 북미가 정상회담 자체보다 실질적 성과 도출에 집중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 중 동선은 '로키'(low key)로 해석될 만큼 차분했다. 이를 맞이한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측 입장도 신중론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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