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데려와라"…4선 조정식, 정책위의장 임명된 사연

[the300]18대·19대 국회에서도 "조 의원이 조정해줘"…공석 원내수석부대표엔 '초선' 이철희

이재원 기자 l 2019.01.21 16:43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더300 주최로 열린 2018 대한민국 최우수 법률상 및 국감 스코어보드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정책위의장에 4선 중진인 조정식 의원을 내정했다. 국회 국토위원장을 역임하고 기획재정위원, 예산결산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 정책통이다. 21일 정책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그의 선임을 의결했다. 

'재판 거래' 의혹으로 사임한 서영교 의원을 대신해서는 이철희 민주당 의원이 당분간 원내수석부대표직을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재선 의원이 맡는 역할이지만, '공격수' 이미지가 강한 만큼 홍영표 원내대표가 이 의원을 선임했다는 분석이다.

◇'조정 전문가' 조정식…경험으로 정책 드라이브

조 의원은 연세대학교 건축학과 82학번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배경이 됐던 학교·학과이다. 여기에 정치인으로는 드문 전공이라 어디서든 조 의원을 얘기할땐 '건축학 개론'이 빠지지 않는다.

학번이 증명하듯 조 의원은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이지만, 대학생 시절엔 소위 '운동'에는 크게 투신하지 않았다. "대학은 졸업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간청 때문이었다.

정치에 본격 뛰어든 계기는 1990년 2월9일 '민주자유당' 출범이다. 당시 여당인 민정당과 야당인 민주당, 공화당 등 3당이 합당했다. 조 의원은 이를 '반민주야합'으로 규졍했다. 이후 조 의원은 '꼬마 민주당'의 당무기획실 전문위원으로 정치에 투신했다.

이후 '빈민운동의 대부' 제정구 전 의원의 정책보좌관으로 국회 생활을 시작했다. 제 전 의원 별세 후엔 이부영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도 시흥시 을 선거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당선된 뒤 내리 4선에 성공했다.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홍보위원장을, 18대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지냈다. 이어 19대 국회에서 기획재정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예산결산특별위 위원으로 활동했고,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선대위에서 소통1본부장을 맡았다.

20대 국회에서는 전반기 국회 국토위원장을 맡았다. '건축학 개론' 별명이 굳어진 계기도 됐다. 후반기 들어선 기획재정위원을 역임하는 한편, 예산결산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았다.

국회의원 경력만 15년이 넘는다. 여당 내에선 모두와 관계가 원만한 중진이다. 그보다도 더 중요한 타이틀은 '조정 전문가'이다. 각종 상임위와 소위원회에서 그가 조정을 맡았다. 각종 회의에서 "조정식 의원을 모시고 와라, 조 의원이 자리를 비우니 진도가 안 나간다"는 발언들이 속기록에 남아 있다.

지난해엔 실질적인 문재인 정부 첫 예산안 협상 실무를 맡아 예산안 통과에 주력했다. 당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해 야당과의 의견 조율에 있어서 조 의원의 역할이 빛났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상대 당은 물론, 같은 당 내부에서 이견을 보이는 의원들을 설득해내는 협상력을 가졌다. 장관, 차관, 교수 등 전문가 출신 의원과 논리로 대결해 관철시키는 준비성도 여러 번 뽐냈다. 집권여당이 된 민주당이 그를 정책위의장으로 선임한 이유다.

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조 의원의 정책위의장 선임은 이 대표의 당선 이후 이미 결정됐던 일"이라며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예산안까지 실무를 담당하고, 조 의원이 (예결위 간사로)예산안을 성공적으로 넘긴 뒤 바통을 터치하기로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년도 총선에서 공약과 정책기조 만들기까지 담당하는 만큼, 민주정부 지속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제1소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떴다 공격수"…'초선' 이철희를 임명한 속내는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 임명은 파격이다. 통상적으로 재선 의원이 맡아온 자리다. 원내대표단의 임기가 4월까지로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홍 원내대표는 "(서영교 의원의)후임이라기 보다 이철희 의원이 직무 대행을 당분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의 임명에는 그간 보여준 그의 '전투력'이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의원은 웬만한 재선 급의 공격력을 갖췄다는 평가"라며 "남은 국회 일정에서 당에 많은 도움이 될 것 이라는 판단에 임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의원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시사프로그램 JTBC '썰전'의 진보 패널로 참가해 화려한 입담을 선보인 바 있다. 국회 입성 이후에도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는 물론,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등 상임위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사후에는 다시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한편 조 의원의 전임자인 김 정책위의장은 오는 5월로 예정된 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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