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혐오표현 규제 미흡…차별금지법 제정 필요해"

[the300]민주당 '혐오와 차별 문제 해소를 위한 토론회'…이해찬 "포용국가 가기 위해 혐오 해소해야"

박승두 인턴기자, 이재원 기자 l 2019.01.21 16:56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혐오와 차별 문제 해소를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혐오와 차별 문제 해소를 위한 토론회’를 다섯 차례에 걸쳐 개최한다. 문재인 정부 기조인 '포용국가'를 위한 대책 마련 차원에서다.

김해영·박주민·남인순 등 민주당 최고위원과 장경태 청년위원장 등은 21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혐오·차별' 문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했다.

이해찬 대표는 토론회에 참석해 "세계 여러나라가 혐오와 차별을 낳는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며 "포용국가를 지향하는 우리 정부가 오늘과 앞으로의 토론회를 통해 해소방안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도 “포용국가를 위해선 혐오·차별을 반드시 제어해야 하지만, 이를 위한 종합적 대책이 없었다”며 “토론회를 거치며 당과 정부의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김 최고위원은 “혐오와 차별이 이어지면 사회의 지속가능성은 저해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토론회 이후 세대문제·남녀문제·장애인 문제 등 각 분야별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날 토론회는 △'편견, 차별, 혐오 – 현상, 개념, 대응'(홍성수 숙명여대 교수) △'혐오표현 및 혐오표현 예방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한 인식조사'(김정학 국가인권위원회 팀장) △'혐오표현에 대한 해외법제와 정책방안 개관'(박미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위원)' △'새로운 100년, 혐오와 차별을 넘어 포용과 통합으로'(김은경 더불어민주당 여성리더십센터 소장) 등의 발표로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정책 입법과 함께 정치인 각각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소수자를 차별하거나 배제하는 ‘혐오’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현대사회에서 사회문제는 하나의 원인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단순히 해결하기가 어려워 불만이 누적될 때, 선동가들이 나타나 소수자가 문제의 원인으로 희생양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권이 무관심하거나 동조하면 혐오는 확산된다”며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유력인사들부터 혐오표현에 대해 단호한 의사 표현과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반차별정책’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홍 교수는 “편견·혐오표현·증오범죄·차별 문제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며, “차별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라는 문제 속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학 국가인권위 팀장은 "혐오표현 규제 기준도 없고 신고기관도 없다보니 혼자 삭혀서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공직사회·언론 등에서도 혐오표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혐오표현을 써서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미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위원 역시 "우리나라는 혐오표현 규제가 미흡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국제적으로 지적받고 있다"며 "형법 내지 특별법에 혐오표현을 형사범죄로 처벌할 수 있는 구성요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은경 소장은 민주당부터 혐오·차별에 모자란 점은 없는지 성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당 소속 지방의원 등이 보여준 바람직하지 못한 사례들을 언급했다. 김 소장은 "어쩌다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전수조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에 대한 15% 의무공천제에 대해선 "이 이슈에 대해 열린 토론을 한 적이 없다"며 "앞으로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시 다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20대 남성 지지율에 대한 최근의 논란도 언급했다. 김 소장은 "당의 명확한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더불어민주당의 분명한 메시지가 있어야 포용과 통합을 위한 정책 방향성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여성위에서 20~30대 중심으로 전 연령대의 젠더인식에 대해 조사 용역을 발주한만큼, 이 자료를 통해 문제의식을 살펴보고 소통을 위한 자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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