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2조재범' 없앤다…동네마다 '스포츠클럽'

[the300]안민석 문체위원장, '스포츠클럽육성 법안' 추진…폐쇄적인 엘리트체육 선수 육성 방식 개선

강주헌 기자 l 2019.01.24 10:29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사진=이동훈 기자


엘리트체육 선수육성 구조를 생활체육 중심으로 바꾸는 법안이 발의된다. 매번 반복되는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건이 근절되지 않는 큰 원인으로 지목된 엘리트 체육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게 골자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원장은 '스포츠클럽육성방안 제정안'을 대표 발의할 계획이다. 스포츠클럽은 회원의 정기적인 체육활동을 위해 비영리 목적으로 운영되는 법인 또는 단체를 의미한다.

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스포츠클럽의 육성·지원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고,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해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기본방향 △정책추진체계 △재정확보‧지원방안 등을 담은 스포츠클럽 육성에 관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해야 한다.

지자체장도 기본계획에 따라 세부 집행계획을 매년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는 스포츠클럽발전위원회‧스포츠클럽발전지역위원회를 각각 설치하고 운영해야 한다.

스포츠클럽 개설 조건은 10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청소년 회원도 참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체육지도자 확보와 대표자 선출·클럽 내 대의기구 설치 등의 내용도 담겼다.

학교 중심의 엘리트 스포츠정책은 국제대회에서 높은 성과를 내며 효율성의 측면에서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체육계 폭력·성폭력 발생의 온상으로 꼽히고 있다. 소수 정예를 배출하기 위해 수반되는 폐쇄적인 교육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의원들은 이번 법안이 체육의 저변을 넓혀 엘리트 선수 탄생의 공급을 확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을 분절하지 않은 새로운 체육 생태계에서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발굴되고 국가대표가 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거다. 그동안 체육계에서 지적된 학연·지연 등에 중점을 둔 불합리한 선수선발 등 비위를 해소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안 위원장은 "매년 체육계 입시비리, 폭행 및 성폭행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미봉책으로만 그칠 뿐 똑같은 문제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 체육계가 학교 운동부를 기본으로 한 엘리트 체육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 구조 자체를 바꿔야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전 국민이 손쉽게 체육시설, 프로그램, 지도자를 접하도록 하여 체육복지를 향상시키고, 클럽 위주의 대회를 마련하여 체육계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 당정협의회에서 손을 잡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근절 대책 당정협의'를 열고 선수 육성 시스템 전환 등을 약속했다. 성적주의 엘리트 시스템도 개혁한다는 방침이다. 체육계 인재육성 시스템이 폐쇄적이라는 판단에 따라서다. 이를 위해 민간합동 스포츠혁신위원회(가칭)를 구성키로 했다. 스포츠혁신위의 주요과제는 엘리트 위주 선수육성 시스템을 개선하고 체육단체의 비리차단 등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질적으로 인식되는 체육계 성폭력과 폭력의 근본 근절을 위해서는 엘리트위주의 선수육성 교육방식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학교 운동부에 대한 근본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체육계 폭력·성폭력 근절을 위한 법 개정도 국회에서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도와달라"고 말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10대 어린 선수들이 메달지상주의와 엘리트체육의 병폐 속에서 폭력과 성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조직적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한 것을 생각하면 참담하다"며 "단기대책으로 그치지 않고 근본구조적 개혁이 가능한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관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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