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전대 불출마…황교안 "저의 길 가겠다"

[the300]김무성 '고심'·홍준표 '당권행보 시동'…오세훈 등 표심 잡기 한창

강주헌 기자 l 2019.01.24 15:55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7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출마해서는 안된다고 24일 밝혔다.


그러나 황 전 총리는 "저는 저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출마선언을 했거나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당권주자들은 연일 전국 행보에 나서면서 표심 잡기에 한창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가 출마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당의 분란과 어려움, 혼란의 단초를 제공했거나, 거기에 책임이 있는 분들, 그리고 당 기여가 확실하지 않은 분들은 솔직히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를 비롯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등 유력 당권 주자들을 겨냥한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로 평가받는 황 전 총리를 지목해 비판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친박(친박근혜) 프레임과 탄핵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당 기여도 역시 낮다"며 "친박 탄핵 프레임은 당내 통합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를 위한 보수정치 통합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내) 계파문제가 살아날 가능성도 크다"며 "이런 프레임은 2020년 총선을 수세로 치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오 전 시장과 홍 전 대표에 대해서는 "오세훈 전 시장도 문제를 알고 있을 것이고, 홍준표 전 대표도 어떤 부담이 되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오늘 한 분(황 전 총리)만 말한 것은 가장 적극적인 행보로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분들이 출마 대신 당내외 통합의 밀알이 됐으면 한다"며 "2020년 선거에서 험지에 출마함으로써 당에 기여하고, 당이 새롭게 되는 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황 전 총리 등이 출마를 고수하면 전대에 출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못 박았다.

비박(비박근혜)계 김무성 의원도 유력 주자들을 향해 '출마 불가론'을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선 주자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며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이상을 얻기 위해선 이번 전당대회가 화합과 통합의 전당대회가 되어야지 분열의 전당대회가 돼선 안된다는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초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황 전 총리의 입당 이후 커진 선거 판세에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전국 지방의원 여성협의회 정기총회 및 발대식'에서 당권에 도전하는 황교안 전 총리가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거리를 둔 채 자리를 잡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황 전 총리, 안상수 의원, 주호영 의원, 정우택 의원, 김 위원장. /사진=이동훈 기자


출마를 고심하던 김 위원장이 불출마하면서 전대는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 등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크게 받을 전망이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전국지방의원 여성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불출마 요구에 "저는 저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황 전총리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한국당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하신 게 아니겠느냐"며 "대한민국과 한국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희생을 하면서 봉사하겠다. 그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시도당을 방문해 당원들과 만났다.

오 전 시장은 구미공단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며 '경제 살리기' 이미지와 보수 색채를 동시에 부각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 산업화에 가장 큰 공이 있다"며 "대한민국 3만 달러 시대는 박정희 시대에 시작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출마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25일과 26일 각각 대구 서문시장과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현지 민심을 듣고 유튜브 생방송도 진행하는 등 당권 행보에 나선다. 30일 자신의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원내 주자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관리형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안상수·김진태 의원이 전날 공식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주호영 의원도 27일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밖에 심재철‧정우택·조경태 의원 등 잠재적 후보군들도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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