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SUV, 기아차 물량 뺏을까..'일자리공장' 정태호 대답은

[the300][300 티타임]"공장·주택·문화복지 지원책, 2월중 발표 준비"

김성휘 기자 l 2019.02.08 16:33
정태호 일자리수석이 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지역상생형(광주형)일자리 의미와 향후계획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2.08.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8일 현대차-광주시 협약으로 생산할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의 사업성에 대해 "그야말로 사업하시는 분들이 냉정한 판단을 하고 선택하지 않았겠나"라고 밝혔다. 

정 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광주형 일자리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사업체의 지속성과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이같이 답했다. 

또 올해 상반기 최소 두 곳의 지역이 추가로 '○○형 일자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제2, 제3의 광주형 일자리 확산 대책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상생형 지역 일자리' 지원대책을 법적으로 준비하는 걸로 안다"라며 "2월중 발표하려는 준비가 되고 있다"라 말했다. 

-독일 폭스바겐의 아우토5000 같은 사례와 달리 광주는 준공기업 아닌가. 경쟁력은.
▶지역마다 특수한 자기 지역만의 모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독일은 폭스바겐이 위기에 빠졌다가 임금 5000마르크를 제안했고 노조가 수용한, 회사가 제안한 모델이다. 일본 기타큐슈(기타규슈)는 자동차메카를 만들겠다 (지자체가) 구상을 갖고 임금 20-30% 줄이는 대신 일자리 만들기를 제안, 토요타 등 기업이 들어오게 됐다. 
광주는 노동운동 하시던 분들이 고민, 제안했고 지자체가 공식 제안했고 기업이 결합된 것이다. 브랜드는 현대차로 나간다. 기술과 판매는 현대차가 책임지는 구조다. 그 부분(경쟁력) 충분히 해결될 것이다.

-경SUV 품목 선정. 기아차 것을 뺏어온다는 우려도 있다. 
▶전체적 시장수요가 승용차에서 SUV로 전환되고 있다는 판단, 그다음 경차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 있었다고 한다. 일각에서 경차SUV로 되겠냐, 지속성 가질 수 있느냐는 의문인데. 그야말로 사업하시는 분들이 냉정한 판단을 하고 선택하지 않았겠나. 

-협약상 노동조건과 노동권 문제는.
▶'상생협의회 결정사항 유효기간을 누적 생산대수 35만대 달성시까지 한다'는 조항은 노동권 부정하는 것 아니라고 부속 의정서 만들어 그 부분 해소했다. 지역 노동계에서 수용했고, 법적 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 5년이, 누적생산대수 35만대라고 표현돼 있는데 그때까진 뭔가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하지 않느냐 컨센서스 있었다. 이런 합의정신이 노사 관계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앞으로) 구체적 갈등 생겼을 때 중재할 수 있는 명분, 합의정신이 필요했다. 

-노동계 참여는.
▶협약식 때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이 현장에 왔다고 한다. 적어도 한국노총은 광주형 일자리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민주노총 경제사회노동위 참여는 민주노총 내부문제로 결정이 '보류'된 걸로 안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별개로 경사노위는 정상적 활동 시작하고 있다.

-중앙정부 지원내용은. 
▶지역이 세제와 재정 지원하는 건 이미 합의됐다. 중앙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저번 국회에서 (나왔지만) 빛그린산단에 공장 만드는데 진입로 문제, 또 공공 주택 공급하고, 문화시설과 여러 여가시설 복지시설 지원하게 될 것이다. 결국 (광주형 모델을) 제도화 하는 것이다. 산자부 쪽에서 '상생형 지역 일자리' 중앙정부 지원의 법적 근거 만드는 것을 준비, 2월 발표 계획인 걸로 안다.

-광주형 모델 확산에 대해 재계와 업계의 관심은.
▶저는 일자리 차원에서 (재계를) 만나게 되는데. 그때마다 가장 큰 관심이 광주형 일자리였다. 해외 있는 공장도 돌아올 환경이 될 거라고 얘기한 분도 있다. 그래서.. 광주의 협상과정에서 제기된 이슈를 모아보니까 정부가 할 일 무엇인지 분명해졌던 거다. 그걸 제도화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지역은 어떤 산업이 가능한가.
▶결국 그 지역의 미래 경제적 비전과 연결되는 사안이다. 그 지역과 기업간 연고가 있어야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다. 대개 단체장 만나보면 첨단 미래형 산업쪽 관심 가지는데, 고민스런 부분이긴 하다. 결국 자치단체에서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태호(오른쪽) 일자리수석이 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지역상생형(광주형)일자리 의미와 향후계획 관련 기자간담회를 위해 브리핑룸으로 입장하고 있다. 2019.02.08.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과연 될까→"최소 두군데 급물살"= 정 수석은 기자간담회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었고, 처음 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과연 될까?’ 의문을 가졌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광주형 일자리를 만든 대타협에는 적정 임금, 합리적인 노사관계, 지역 경제의 비전이라는 타협을 담고 있다"라며 "경제사에 한 획이 되는 사건이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인설립은 가능한 상반기 내에 끝낸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 같다"라며 "법인설립되면 공장건설에 들어간다. 늦어도 2021년부터 생산판매 들어간다고 한다"라고 했다. 

이 모델의 전국 확산 관련 "제가 만나본 지역이 두 군데쯤 있고, 전북 군산, 경북 구미, 대구 이런 지역이 구체적 계획을 가진 듯 하다"라며 "상반기에 잘하면 최소한 두 군데는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고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수석 맡고 치아 2개 상한 '일자리공장'= 문 대통령은 청와대 1기 정책기획비서관을 지난해 6월 일자리수석에 발탁했다.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은 정 수석에 대해 "광주형 일자리를 실질적으로 준비해 오신 분"이라 소개했다. 

정 수석은 광주를 오가며 이해당사자들의 이견을 조정하는 막후 중재자가 됐다. 그는 최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알릴레오'에 출연했다. 방송 측은 정 수석을 '청와대 일자리공장'으로 수식했다.

법제도 개선과 같은 근본적 시스템 문제는 차치해도 문재인정부 들어 특정한 일자리 창출 사업에 '꼭지'를 따고 성과를 낸 건 이번 광주형 일자리가 사실상 처음으로 평가된다. 정 수석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웠다. 그는 일자리수석을 맡은 뒤 치아 2개가 깨지는 등 부담이 컸다고 토로했다. 

정 수석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일자리와 지역 활력을 위해 광주형 일자리는 확산, 도약해야 한다"라며 "국민 모두가 성원해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치아 건강을 묻자 웃으면서 "꼭 광주형일자리 때문에 그랬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하성 정책실장과 정태호 일자리수석이 1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2018.12.17.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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