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넘버' 27과 김정은의 하노이노믹스

[the300][포스트 하노이, 넥스트 코리아]6. 넥스트 코리아 ④ 27개 경제특구·개발구

권다희 기자 l 2019.02.22 05:10

편집자주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머니투데이 the300은 역사적인 이 회담의 성과를 전망하고 '포스트 하노이, 넥스트 코리아'의 모습을 제시한다.


북한은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경제특구·경제개발구 설립을 본격화하고 외국 투자자 맞이에 나섰다. 아직은 대북제재로 외자 유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제재완화 후 투자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북한 측은 지난해 11월 제작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배포한 투자제안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요경제지대들'에서 북한 내 27개 경제특구 및 개발구를 소개했다. 

이 제안서는 "경제개발구에서 10년 이상 운영하는 기업에게 기업소득세를 덜어주거나 면제해 준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개발구 내 관광업, 호텔업 등의 개발기업에게 경영권취득 우선권을 제공한다"고도 명시했다. 

지난 2013년 5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해 세제혜택 등의 제도를 다듬은 뒤 중앙급 경제특구·지대 및 지방급 경제개발구에 대한 투자유치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 시대 특구가 북한 체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접경지역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됐던 것과 다르게 김정은 시대 특구는 외국 자본을 유치해 개발구를 거점화한다는 취지가 강하다. 

특히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관광특구에 매진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제안서엔 마식령스키장지구, 석왕사지구 등이 포함된 중앙급 경제개발구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이 특구 내 70개 사업 대상에 대한 투자대상안내서를 제안해 "여러 나라 투자자들과 10여개 우선권대상에 대한 투자유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도 포함됐다. 이 특구와 별도로 '금강산국제관광특구'에 대한 계획도 담겼다. 

또 중국 길림성·러시아 하산과 인접한 나선경제무역지대는 중계무역·수출가공 등 중계가공무역지대로 꾸리고, 압록강 하류의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는 정보산업·경공업·관광업 종합 개발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제개발구는 외국자본 유입을 전제로 만들어진만큼 현재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다. 한 소식통은 "북중 국경지대 일부 관광관련 특구 외엔 제재로 인해 제대로 운영되는 특구가 없다"고 전했다. 

제재완화 후 외국자본 투자가 특구를 중심으로 이뤄질 지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내부 자본이 풍부했던 중국은 중앙정부가 강력히 통제 해 특구를 자본도입의 창구로 삼고, 특구 내에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반면 자본이 부족했던 베트남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하는 곳에 투자가 이뤄졌다. 외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중앙정부가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적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특구는 중국과 베트남의 중간 정도의 성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자본이 부족해 외자에 대한 통제력이 낮을 수 있으나, 체제전환을 우려해 북한 당국의 통제 시도는 이뤄질 수 있어서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특구에 사회기반시설이 구축된 게 아닌만큼 외자가 특구에 투자할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며 "그러나 북한 당국이 통제를 시도해 베트남보다는 통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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