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3년차 민주당의 스피커 "위기관리는 이렇게…"

[the300][300티타임]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기초의원·단체장 두루 경험한 정치 엘리트

이원광 기자 l 2019.03.02 09:00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지난 15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민주당에서 '극한직업'을 맡은 대표 정치인이다.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서영교 의원의 재판개입 의혹,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까지. 악재가 터지면 당의 선두에서 야당의 공세를 막아내느라 숨 돌릴 틈이 없다.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 논란에는 촌철살인 논평으로 즉각 반격에 나선다.

이 대변인은 20대 후반기 국회에서 홍익표 수석대변인, 이재정 대변인과 함께 민주당의 ‘스피커’ 역할을 담당한다. 유일한 원외 대변인으로 주로 이해찬 대표와 동선을 함께 한다. 각종 이슈에 대한 명확한 당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올들어 각종 악재가 연쇄 폭발했음에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유지되는 것은 이 대변인이 전달한 메시지가 주효했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변인은 또 청년 시절부터 중앙과 지방 의회,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치를 학습한 ‘정치 엘리트’다. 이부영 의원을 보좌하기 위해 국회에 입성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강동구 의원과 두 차례 서울시 의원 등을 거쳐 강동구청장을 역임했다. 인지도가 높은 외부 인사나 법조인, 언론인 등이 갑작스레 정치에 입문하는 경우와 대조적이다.

이 대변인은 내년 총선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중앙 정치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환경‧건강 돌봄을 위한 정치적 소신을 입법으로 구현한다는 각오다. 이 대변인은 “국회에 진출할 기회가 있다면 국민을 위한 ‘돌봄 정책, 돌봄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구회에서 집권3년차 민주당의 원외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통상 이해찬 대표과 일정을 함께 한다. 이 대변인의 발언이 이 대표의 의사라고 해석될 여지가 많다. 부담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 대변인은 주요 행사 배석하고 수행도 하기 때문에 이 대표에게 현안을 여쭤볼 기회가 많다. 당의 입장 등 의문이 있는 부분은 바로 여쭤보는 편이다. 홍 수석대변인과 이 대변인 등과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대화방을 만들었고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편이다.

-집권 여당으로 3년차를 맞았다. 대변인으로서 당과 정부에 대해 평가해달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견고한 지지 기반 가진다. 특히 대북 정책 관련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리더십이 탁월하다. 문 대통령만큼 이 문제를 풀어가는 사람이 있겠는가. 다만 경제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걱정과 우려가 있는데 한국은 수출 기준 세계 7위 국가다. 이렇게 경제가 큰 국가가 과거처럼 7~8%의 고도 성장을 하기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겨우 3% 성장한 것이고 문 정부에 와서 2.5~2.8%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자본주의에 기반한 산업 구조에서 피할 수 없는 추세다. 저성장이 불가피하다면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처럼 성장만 추구하기보다 다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전략이 현실적이며 타당하다고 본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소득 격차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상대적 격차 줄이면서 모두 배려하고 잘 살 수 있는 그런 경제가 중요하다. 정부와 여당의 이런 철학이 견고한 지지율 보이는 핵심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올들어 각종 논란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을 것 같다. 위기의 순간을 돌파하거나 넘어서는 전략이 있다면?
▶손혜원 의원 건은 논란이 있다. 국회의원으로서 이해충돌 부분도 있고, 목포라는 쇠퇴하는 도시를 문화적, 역사적 관점에서 되살리기 위해 역할을 한 측면도 있다. 단순히 부동산 투기라고 볼 문제는 아니다. 빠져나가려고 하기보다는 이슈가 가진 본질적인 의미를 봐야 한다. 양 측면이 있다. ‘공직자로 잘 처신 했는가’라는 점과 역사·문화에 대한 열정과 식견을 가진 분이 도시 재생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언론 보도가 되고 우리 당의 부담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이 일방적으로 두둔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 우리 당의 지지율 폭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본다.

김경수 경남지사 판결에 대해선 깜짝 놀랐다. 현직 도지사를 법정 구속 했다. 홍준표 전 지사는 뇌물 혐의를 받았음에도 법정 구속 안했다. 도정 공백의 우려 때문이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또 공소장에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킹크랩’의 개발과 시연 과정에 개입해 공모한 것처럼 돼있는데 허익범 특검의 주장은 사실적 증거에 입각한 게 아니라 ‘드루킹’의 일방적 진술에 의존했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 진술의 일관성이 없었다. 그런 허술한 수사 과정이 언론을 통해서 공개됐는데도 법원이 김 지사 혐의를 100% 인정했다. 2심 재판에서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변론할 것으로 본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지난 15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보좌진으로서 이부영 의원을 모셨다. 저는 정치를 하기보다 이부영 의원의 의정 활동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강동구 지역의 유권자 만나고 민원도 접수하고 처리했다. 지역 일을 하면서 이부영 의원의 권유로 강동구 구의원을 했다. 1995년 선거였다.

이어 서울시 의원을 두 차례 했다. 하다보니까 단체장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구‧시의원은 이부영 의원을 도우려고 시작한 것이라면 구청장은 스스로를 위한 판단이었다. 의원은 지자체장의 행정을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지방의 조례, 행정, 사무 등을 감사하고 예산 심의를 통해 지자체장의 행정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내가 행정 권한을 가지고 예산을 편성하고 조례를 만들고, 강동구 살림을 맡아서 이 곳의 복리를 증진시키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동구 의원, 서울시 의원을 거쳐 강동구청장까지 역임했다. 청년 때부터 정당에서 일을 배운 정치인이다. 다른 정치인과 구별이 되는 장점이 있다면?
▶저는 사실 청년들에게 지역 정치를 권한다. 한 때 우리당이 청년 비례대표 만들어서 뽑기도 했다. 그것도 좋다고 본다. 특출한 지도자들이 젊은 시절부터 국회에 진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모든 청년이 다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없다. 우리 정치도 지역 의회에 진출해 경험과 역량을 역량 쌓아서 큰 무대에 도전하는 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전체적인 정치 역량이 높아지는 일이기도 하다. 다루는 범위와 규모가 다르나 지역 의회도 하는 일은 똑같다. 지역에서 의정 활동 경험을 쌓고 더 넓은 장으로 나온다면 성숙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본다.

-내년 총선이 다가온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기회가 되면 도전해보고 싶다. 원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강동구 구정도 보면 환경과 관련된 사안이 많았다. 도시 농업을 최초로 했다. 동물 복지 증진에도 힘썼다. 동물 복지는 현대인의 정신적 건강에 굉장한 도움이 된다. 동물을 잘 돌보는 것이 결국 사람을 위한 행정이다. 또 대표적인 복지 중 하나가 돌봄 행정이다. 건강 복지 정책 등을 통해 사람을 잘 보는 돌봄 정치에 관심이 많다. 돌봄 정책, 돌봄 정치. 만일 국회에 진출할 기회가 있다면 이같은 콘셉트로 활동하겠다.

[약력]
전남 보성 출생(1963년)
마산고
서강대 철학과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정치학 석사
서울시립대 대학원 도시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제2대 강동구의회 의원
제5‧6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제17‧18대 서울특별시 강동구 구청장
더불어민주당 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 회장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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