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말말말'로 미리 본 '하노이 합의문'

[the300] 김정은 "상응조치시 北전역 핵시설 폐기 용의"....트럼프 "핵포기하면 北경제로켓 될 것"

오상헌 기자 l 2019.02.25 17:08
【서울=뉴시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8.06.16.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하루 앞으로 다가 온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는 두 정상이 공동 서명해 발표할 합의문이 좌우한다. 여기에 어떤 내용이 담기느냐가 한반도 평화와 북미 관계의 미래를 결정한다. 

미국의 협상 목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다. 북한은 대북제재 해제와 체제 보장을 원한다.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 북미가 최종 단계까지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작다. 대신 지난해 1차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의 구체적 이행 방안과 로드맵(시간표)은 반드시 담겨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북미의 구체적인 협상 의제와 진전 여부, 합의 내용은 현재로선 '깜깜이'다. 하지만 북미 정상과 중재자인 문재인 대통령, 북미 협상가들의 그간 언급을 복기하면 합의문의 얼개를 짐작해 볼만한 단서는 나온다. 기본 거래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종전선언 등을 주고받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동결과 영변 외 핵시설 폐기·검증, 비핵화 로드맵 작성,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 재개와 대북제재 일부 완화 등이 '플러스 알파'로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김정은 발언으로 본 '비핵화 카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9.19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 선언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조치를 계속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했다. 북핵의 상징이자 심장부인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조건부로 약속한 것이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달 말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 당시 '영변에 있는 시설 외'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해체와 파괴를 약속했다"고 공개했다. 영변 핵 폐기에서 더 나아간 추가 조치(플러스알파)로 북한 전역의 핵시설 폐기를 조건부로 공언했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이 염두에 둔 상응조치는 대북제재 해제일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미국에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가감없이 전달했다는 증언도 최근 나왔다.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지난해 4월 폼페이오 장관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이 "나는 아버지이자 남편이다. 내 아이들이 평생 핵을 지고 사는 건 원치 않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 트럼프 언급으로 짐작한 '보상 선물'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사실상 확정된 지난달 이후 수차례 김 위원장과의 친분과 신뢰관계, 경제적으로 부강한 북한의 미래를 입에 올렸다. 핵을 포기하면 국제사회의 인프라 건설과 투자 등이 이어지고 북한이 '경제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은 엄청난 경제강국이 될 것이다. 다른 종류의 '경제로켓'이 될 것이다"라고 썼다.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지난 24일(현지시간)에도 "김 위원장은 핵무기가 없다면 신속하게 세계의 대단한 경제 강국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엔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도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해제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하려면(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반대편(북한)에서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 경우 제재를 풀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유인하기 위해 정상회담에 임박해 대북제재를 처음 입에 올린 것이다. 

◇ 文제안 남북경협, 로드맵도 담길까

북미 관계 '촉진자' 역할을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경협 재개를 미국이 쓸 수 있는 추가 카드로 제시했다. 지난 19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치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 경제협력 사업까지 (한국이)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25일에는 남북에 경제 번영으로 함께 나아가는 '신한반도체제 구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미 회담 성공은 평화경제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한 경제 개방 과정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로드맵과 후속 협상이 합의문에 명시될 지도 관심거리다. 북미 협상을 잘 아는 미국 고위 당국자는 지난 21일 비핵화 의제의 하나로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freeze)과 비핵화 로드맵을 관심 사안으로 언급했다. WMD 동결을 '입구'로 '출구'인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단계적 접근법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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