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하노이]"수령님이 떴다"…북한대사관 방문 속내는

[the300]하노이 첫 방문지로 선택, '자긍심 고취' 전략 풀이

하노이(베트남)=김평화 기자 l 2019.02.26 19:12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문을 앞두고 베트남 하노이 북한 대사관 경비가 강화됐다. /사진=김평화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베트남 하노이에 26일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첫 방문지로 주베트남 북한 대사관을 골랐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베트남을 방문한 건 55년만이다. 역사적 방문의 첫 외부 일정으로 북한 대사관을 선택했다.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국민들을 격려하고 자긍심을 고취시키려는 선택으로 보인다.

북한 대사관엔 베트남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근무한다. 이번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를 결정하고 회담 일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무를 도운 직원들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내린 후 하노이까지 이동하면서 박장 베트남전 참전 북한군 묘역, 박닌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방문할 것으로 당초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하노이 숙소 멜리아 호텔까지 '직행'을 택했다.

다른 일정을 제쳐두고 처음으로 선택한 일정이 북한 대사관 방문이다. 숙소에서 2㎞ 정도로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를 간과할 순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3차 방중 때 중국 베이징 북한 대사관을 방문했다. 당시 북한 관영매체는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이 사업실태와 생활형편을 료해(점검)하시었다"고 선전했다.

북한 대사관은 레닌공원 바로 옆에 위치했다. 이달 중순쯤부터 내외부 보수 공사가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방문을 앞두고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쯤부터 베트남 군·경찰이 북한 대사관 인근 도로에 밧줄을 설치했다. 민간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서다. 무장한 군·경찰 인력이 배치되는 등 인근 경계가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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