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하노이]동선 점검에 재떨이까지…김여정, 최측근 입지 '굳건'

[the300]김여정, 주요 일정마다 김정은 옆 자리…'그림자 수행' 존재감 드러내

하노이(베트남)=최경민, 이원광, 이재원 기자 l 2019.02.27 08:00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하기 위해 베트남에 위치한 북한 대사관을 방문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그림자 수행’으로 최측근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김 위원장 인근에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는가 하면 ‘핵 담판’ 장소인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을 직접 점검하는 등 물샐틈 없는 의전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김 부부장은 26일 오후 6시50분쯤(현지시간) 메트로폴 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후 7시38분에는 김 부부장이 탄 차량이 김 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 호텔로 돌아왔다. 북미 회담장에 최종 점검 차 방문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김 부부장은 이날 오후 5시7분쯤 김 위원장의 하노이 주재 북한대사관 방문 일정도 함께 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주재 북한 외교관들을 격려하는 자리에 동행해 힘을 보탰다. 김 부부장은 북한대사관 입구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먼저 내렸고 이어 김 위원장이 하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을 태운 전용열차가 이날 오전 베트남 북부 란선성 동당역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도 김 부부장이었다. 열차 문을 연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뒤로 김 부부장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다시 열차 문이 열린 뒤 김 부부장은 동당역 플랫폼에 깔린 레드 카펫에 내려 주위를 둘러봤다. 내·외신 카메라를 의식한 듯 옅은 미소를 띄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열차에서 내려 보 반 트엉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원과 인사를 할 때에도 김 부부장이 수행하는 모습이 눈길을 잡았다. 

김 위원장 뒤로는 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권력 서열대로 섰다. 김 부부장은 김영철 부위원장 뒤에 있다가 그를 제치고 김 위원장 근처로 빠르게  이동했다. 김 위원장이 환영의 의미로 받은 꽃다발을 건네받기 위해서다.

이후 김 위원장이 동당역 역사를 걸어나와 대기 중이던 전용 차량으로 향하는 중에도 동선을 확보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일을 맡았다. 하이힐을 착용한 채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전 세계에 보도됐다.

일본의 한 방송사는 베트남과 가까운 중국 남부 난닝(南寧)의 역 플랫폼에서 흡연을 하는 김 위원장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때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에게 재떨이를 가져다 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베트남 랑선성 당동역에 도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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