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 탈석유·말레이 할랄..3국3색 맞춤경협 극대화

[the300][아세안3국 순방결산]① 경제외교-'말'에 6+1, 캄보디아에 3분야 제시

프놈펜(캄보디아)=김성휘 기자 l 2019.03.16 07:30

문재인 대통령이 6박7일의 아세안 3개국 순방을 통해 나라별 맞춤 경제협력 방안을 마련했다. 브루나이에선 석유비석유를 망라한 에너지와 인프라 투자(10~12일), 말레이시아는 첨단기술과 할랄산업 제휴(12~14일), 캄보디아는 금융업과 농업 등을 주요 경제협력 분야로 제시하고(14~16일) 각국의 협조를 끌어냈다. 

3개국은 아세안에 있지만 각자 경제 발전 수준과 여건이 천차만별이다. 브루나이는 인구 43만명의 소국이지만 원유와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는다. 말레이시아는 인구 3240만명, 1인당 GDP 1만달러의 역내 선도국이다. 캄보디아는 1인당 GDP 1500달러로, 저개발 낙후지역이 아직 많지만 그만큼 우리 기업의 진출과 성장에 잠재력이 크다. 

문 대통령은 브루나이 정부의 비전2035, 말레이시아 동방정책, 캄보디아 4각 전략을 각각 주목했다. 이처럼 나라별 발전전략을 존중하는 가운데 각각을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접목하자고 설득했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의 확산, 정착을 위한 이번 순방을 마무리하고 16일 밤 귀국한다. 이날 오전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를 방문했다.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뉴시스】전신 기자 = 브루나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반다르스리브가완에 위치한 브루나이 왕궁 '이스타나 누룰 이만'에서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정상회담 및 양해각서 서명식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2019.03.11.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브루나이 국가발전 韓과 함께하자= 문 대통령은 브루나이 LNG(액화천연가스)를 단순히 수입하는 차원을 넘어 탐사, 생산, 수송, 판매 등 전분야 이른바 '밸류체인' 차원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브루나이가 LNG 장기계약을 입찰하면 우리나라가 이에 적극 참여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브루나이의 최대 규모 모스크인 볼키아 모스크, 최고 높이 건축물인 리파스 대교 등 다수의 랜드마크 건축물 건설에 우리 기업이 참여한 것도 상기시켰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우리 기업이 각종 사업에 참여하도록 볼키아 하싸날 국왕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런 일환에서 브루나이 최대 건설공사로 우리 기업 대림산업이 현재 건설중인 템부롱대교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할랄 등 6+1 협력,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 희망= 말레이시아에선 한류 세일즈를 본격화했다. 한류, 할랄, 허브라는 말레이시아의 장점을 주목해 우리 기업의 진출과 현지 제휴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푸트라자야(말레이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푸트라자야 총리실에서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와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2019.03.13. photo1006@newsis.com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국가 중 우리나라의 네번째 교역상대국이고 아세안 지역 비즈니스 허브다. 말레이시아는 정부 주도의 할랄인증 등 할랄 육성 정책을 토대로 2조달러에 이르는 전세계 할랄시장을 선도하는 걸로 평가된다. 할랄은 '이슬람식 율법에 허용된 것'이란 의미로 서비스·문화·산업 등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개념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한류 인기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걸로 평가된다. 한류-할랄 전시회엔 하지원 이성경씨, NCT드림 등 현지에서 인기있는 한류스타를 보려는 팬들이 몰렸다. 할랄 비즈니스가 매력적이지만, 관련 소비시장에선 한국이 할랄 상품을 만든다는 인식이 부족하다. 따라서 한류를 접목하면 한국의 할랄 제품들이 금세 인지도를 올릴 수 있을 거란 전략이다.

문 대통령은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할랄 인증과 제품개발 등의 제휴를 늘리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걸 지켜봤다. 아울러 아세안에서 유일하게 자국산 차 생산력이 있는 말레이시아와 전기차 제휴, 스마트시티 플랫폼 전수 등의 미래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양자 FTA(자유무역협정)를 연내 타결 목표로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전략적 동반자로 양국 관계를 한 차원 격상시킬 뜻도 비쳤다. 

이처럼 △한류 할랄 △스마트시티 △전기차 등 자동차 △에너지전환 △IT(정보통신) △자유무역협정(FTA) 등 6가지를 양국이 함께할 미래 경제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역내 평화 구축이라는 '플러스1'까지 합하면 6+1, 7대 협력이다.

4각 전략에 3대 제안..'메콩강 기적'= 캄보디아는 3국 중 가장 GDP가 낮지만 그런만큼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고 해마다 전년대비 경제성장률이 7%가 넘는 등 잠재력이 높다. 200여개의 우리 기업이 이미 캄보디아의 주력 산업인 봉제업, 농업, 금융업 등에 진출했다. 지난해까지 6억7000만달러 규모의 개발원조를 통해 보건의료, 농촌 개발, 교통 등을 지원해 왔다.
【프놈펜(캄보디아)=뉴시스】전신 기자 =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총리 집무실인 프놈펜 평화궁에 도착해 마중 나온 훈센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2019.03.15. photo1006@newsis.com


문 대통령은 훈센 총리와 정상회담, 비즈니스포럼 등을 통해 캄보디아 국민 삶을 개선시키는 인프라 사업 참여를 논의했다. 금융공동망 등 국가지급결제시스템 구축 사업 지원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금융결제원과 캄보디아의 중앙은행이 공동진행중인데, 이것이 완료되면 은행간 자금이체가 트여 캄보디아 경제는 물론, 우리 기업과 교민들의 사업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캄보디아에 농산물유통센터를 합작으로 연 것도 의미있다. 캄보디아는 검역체계가 취약해 과일 등의 상품성을 높이지 못했으나, 이를 계기로 망고 등 자국 대표농산물의 수출길을 넓힐 수 있다.  

이밖에 양국은 형사사법 공조조약의 문안에 합의했고, 이중과세 방지협약도 조속히 타결하기로 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은 전력 에너지 등 산업인프라 구축, 산업기술이전, 투자여건 개선 등 3가지 협력분야를 제안했다. 15일 비즈니스 포럼은 이런 순방 취지에 따라 '한강의 기적을 메콩강으로'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비전2023 동방정책 4각전략, 3국3색= 한편 브루나이는 석유고갈 등에 대비, 탈석유 경제 다변화 전략을 펴고 있다. 이것이 하싸날 국왕의 '비전 2035'다.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의 동방정책은 한국·일본 등 제조업 강국을 따라 배우자는 정책이다. 마하티르 총리가 지난해 93세 나이로 재집권한 후 다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4각 전략은 마치 의자가 네 개 다리로 튼튼히 선 것처럼 인적자원 개발, 경제다각화, 고용촉진, 지속가능한 발전을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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