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상봉·군사회담 '일시정지'…北 무응답에 남북교류 안갯속

[the300]연락사무소가 실무 채널인데 당분간 협의 어려워..군사 부문도

권다희 기자 l 2019.03.24 11:47
(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에서 관계자들이 화상상봉에 사용됐던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8일 남북 이산가족 화상 상봉과 관련된 제재면제를 승인했다. 2019.3.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의 개성남북연락사무소 철수로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 우리 정부가 계획했던 남북 현안 시간표가 한동안 지연되게 됐다. 이번달 중 개최를 추진한 남북 군사회담 등 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협의들도 당분간 성사가 불투명하다.

24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북한과 화상상봉 협의를 이번주 중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22일 북측이 화상상봉 실무협의 채널인 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하며 협의가 어려워졌다. 

연락사무소는 적십자회담 전 남북이 화상상봉 실무협의를 진행할 창구였다. 지난해 9월 개소한 연락사무소에선 산림, 보건의료, 체육 등 지난해 판문점선언·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분과회담이 개최 돼 왔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도 북측 철수 당일 브리핑에서 "현실적으로 북측 인원들이 철수했기 때문에 화상상봉 등에 대한 구체적 협의를 하기가 조금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노이 회담 결렬 후 화상상봉을 남북대화 동력의 계기로 삼으려 했던 우리 정부의 기대도 당분간은 실현이 힘들어졌다. 

정부는 지난 주까지 화상상봉을 위한 준비를 밟아왔다. 유엔 및 미국과 화상상봉 장비 북측 반입을 위한 대북제재 문제를 해소했고, 21일엔 화상상봉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에서 30억9400만원을 집행하기로 확정했다. 

제재문제가 풀리고 예산마련이 끝나 정부는 북측에 화상상봉을 위한 실무협의 착수를 타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2일 북측이 돌연 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의 개시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정부는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복구 등을 금강산관광 재개 차원으로도 준비하려는 계획이었으나 북측이 대화창구에서 떠나 버려 이 역시 당분간은 추진이 어렵다.

화상상봉 외 하노이 회담 후 성사가 가능했던 남북 교류로 꼽혀 온 군사회담도 우리 측 계획대로 진행되는 게 불투명하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3월중 남북군사회담을 열고 군사분야 합의 이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북측은 우리 측 군사회담 개최 제안에 아직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남북이 다음달 1일부터 진행하기로 한 DMZ(비무장지대) 내 공동유해발굴 역시 지난 6일 우리측 유해발굴단 인원 구성을 북측에 전달했지만 북측은 유해발굴단 명단을 아직 주지 않은 상황이다. 

DMZ 내 GP(감시초소) 시범철수, 한강하구 공동수로조사 등 군사분야는 지난해 남북간 합의 이행이 가장 원활했던 분야인데 이마저도 하노이 회담 후 진행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남북의 군사부문 접촉은 올해 1월 남측이 제작한 한강하구 해도를 전달하기 위한 대령급 실무접촉 외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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