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청문회…26억시세차익 의혹에 野 "다주택자가 장관이라니"(종합)

[the300]국토부 장관 후보자 "국민 눈높이 맞지않은 점 송구…타산지석 삼을 것"

한지연 박미주 기자 l 2019.03.25 16:53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기자

최정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선 후보자의 다주택 소유와 '꼼수 증여'의혹, 갭투자 등 부동산 문제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부동산 정책을 주관하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정부 기조와는 정반대로 2주택 1분양권을 소유해 무려 23억~26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며 공세를 가했다. 반면 여당은 최 후보자가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소유했다고 엄호하는 동시에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 기회를 제공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5일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최 후보자의 업무수행 능력과 자질 등을 검증했다.

◇국토부 장관이 다주택자?…투기 의혹 공세=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분당 아파트를 딸에게 증여한) 2월 18일 전까지 주택 3채를 보유한 것이 정당하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분당 아파트가 1억5000만원에서 10억원이 됐고, 잠실 아파트는 3억1000만원에서 13억원으로 10억원 재산이 늘었다"며 "세종 펜트하우스는 6억8000만원에서 5억원 시세차익이 있어 3채를 모두 합하면 시세차익이 23억원"이라고 지적했다. 매입가는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를, 시세는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 등을 참고한 결과다.

이 의원은 "(주택을 매수한 분당, 잠실, 세종이) 전부 투기지역"이라며 "다주택 투기 장관이 부동산 정책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느냐, 자격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세 채의 시세차익을 합쳐보니 26억원에 달하더라"며 "서민들 입장에선 위화감을 느끼지 않겠느냐"고 질의했다.

최 후보자는 "집은 주거 공간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이번 계기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장관이 된다면 서민 주거복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기자


◇딸 부부에 '꼼수증여' 의혹 집중 추궁=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분당 아파트를 딸 부부에게 '꼼수 증여'했단 의혹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최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당시 3주택자였다가 지난달 18일 딸과 사위에게 50%씩 분당 아파트를 증여했다. 증여 후 현재는 일시적 2주택자가 됐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최 후보자가 국토부 장관 후보자 지정 사실을 알고 증여를 했다며 시점을 문제삼았다. 최 후보자는 "1월 20일쯤 후보군에 들었다고 통보를 받았고 증여 계약서는 2월18일에 작성했다"고 답했다.

분당 아파트 증여 후 월세 임대차 계약도 문제가 됐다. 최 후보자는 분당 아파트 증여 후 딸과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60만원의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계약 주체에 딸만 있고 50% 지분을 보유한 사위와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민 의원은 "딸과 사위 모두 50%의 지분을 가진만큼 위임을 할 수 없다"며 "사위없이 딸과 계약한 것은 무효이자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최 후보자는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고 딸이 임대차 계약을 맡기로 사위와 얘기가 된 것"이라면서도 "서류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해명했다.

◇"실거주 목적…송구스러워" 해명=
최 후보자는 보유한 잠실 아파트의 전세금을 높이 받았다는 '갭투자'논란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고 적극 해명했다. 세종시 분양권에 대해서도 "완공 뒤 입주 예정"이란 기존 해명을 되풀이했다.

여당은 최 후보자에게 적극 해명 기회를 제공했다. 여당 간사인 윤관석 의원은 "후보자의 부동산 소유 관련된 의혹으로 질의가 많다"며 "시원하게 해명해달라"고 했다. 같은 당 안호영 의원 역시 "다주택자로서 부담을 느껴 여러번 매각 시도를 했으나 잘 안돼 증여를 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최 후보자는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했지만 부동산 경기가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면 국민 눈높이에 맞지않았다 생각한다"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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