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청문회'된 문성혁·박양우 후보자 청문회(종합)

[the300]문 "아들 특혜채용 사실이면 사퇴", 박 "딸 증여세 탈루? 그런 개념 몰라"

강주헌 기자, 이재원 기자, 박선영 인턴기자, 세종=정현수 기자 l 2019.03.26 17:38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자녀 청문회'였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문 후보자 아들의 한국선급 특혜채용 의혹과 박 후보자의 딸 증여세 탈루 의혹에 화력을 집중했다.

 

야권은 문 후보자 아들의 특혜 의혹에 대해 자기소개서 분량부터 토익점수 제출까지 조목조목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다시 한번 반박 논리를 펼치며 문 후보자 지키기에 나섰다.

 

문 후보자는 26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아들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남의 특혜 채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퇴할 것이냐"는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네"라고 답했다.

 

문 후보자의 장남은 2015년 한국선급 공채에 합격했다. 야당 의원들은 문 후보자의 아들이 학점이 낮고 어학성적도 늦게 제출했다며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면접자 중에 (문 후보자의) 친구도 있고, 아들이 시험 볼 때 후보자가 한국선급을 방문하기도 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문 후보자는 "아들의 채용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며 "한국선급은 공식적인 업무를 가지고 방문한 것으로, 당시 배석한 사람이 2명 정도 더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공인어학성적인 토익 점수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이양수 한국당 의원은 "토익점수를 제출했는데 유효기간이 지난 성적표를 냈다"며 공고에서 토익은 최근 2년 내의 성적을 제출하도록 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자기소개서 분량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자기소개서 분량이 항목당 1000자 이내인데, 후보자 아들은 항목별 평균 363자를 작성 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기간만료면 0점 처리를 해야하는데 (한국선급) 내부 회의를 통해 미제출자 및 전원에게 1점을 부여했다"며 "1점을 문제삼는 이유는 후보자 아들의 서류점수가 81점인데 80점이면 낙방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평범한 취준생들은 악착같이 999자를 써서 낸다"며 "대충대충 써도 자소서에서 만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여권 의원들은 이같은 의혹 제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오영훈 민주당 의원은 "당시 채용규칙을 보면 서류평가 비중이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다"며 "내부평가에 따라 자소서 점수가 상향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반론을 폈다.

 

또 자기소개서 글자 수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혹시나 해서 5명의 합격자 자소서 글자 수를 모두 다 세어봤다"며 "후보자 아들보다 자소서 분량이 더 작은 합격자가 있었고, 자소서에서 만점을 받은 사람도 7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토익 점수에 대해선 "성적 유효기간 초과자가 146명 가운데 62명이었다"며 "한 사람을 위해 1점을 부여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다만 왜 전체적으로 1점을 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한국선급에서 명확히 밝혀야 할 문제로 남겼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박 후보자 청문회는 딸 증여세 탈루, 업무추진비 소득신고 누락 등 탈세 의혹의 쟁점이었다.

 

박 후보자는 뒤늦게 증여세를 납부한 것에 사과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전혀 그런(세금납부 대상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청문회가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송구하게 생각한다. 정식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자녀에 대한 증여와 업무추진비 명목 소득신고 누락과 관련해 청문회 하루 전인 25일 6500만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박 후보자의 탈세 의혹을 조목조목 따졌다. 박인숙 한국당 문체위 간사는 "박 후보자의 두 자녀 증여에 문제가 있다. 청문회 전날까지 후보자 본인 자녀 탈세 의혹과 관련해 자료요청 해명을 들으려 했는데 못 들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둘째 딸은 6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집에 같이 살면서 저축하는 걸 일부 도와줬고 딸은 생활비를 내지 않고 급여를 받으면 거의 저축을 해왔다"며 "가족경제공동체처럼 살아와서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청문회 준비하면서 일부가 증여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을 알게 됐고 세무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증여세를 일시에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한국영화배급협회 회장 재직 시 받은 업무추진비와 관련한 소득신고 누락 의혹에 대해선 "업무추진비는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지만 해당 기관이 문을 닫아 증빙서류를 제출할 수가 없어 가산세까지 모두 납부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2011~2013년 영화배급협회장으로 근무하면서 업추비 명목으로 월 35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두 후보자 모두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문 후보자의 배우자와 두 자녀는 지난 1998년에 위장 전입했고 2006년에는 한 달에만 총 3차례 위장전입을 했다 의혹이 제기됐다. 문 후보자는 "딸의 전학과 관련해 위장전입을 한 사실에 대해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이 자리를 빌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도 자녀교육 등을 위해 9차례에 걸친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실거주 하지 않은 것은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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