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본 트럼프의 계산법 "동맹엔 돈이 든다"

[the300][미국 계산법, 북한 계산법]관계는 관계, 거래는 거래

김성휘 기자 l 2019.04.14 18:00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 방명록 서명을 마치자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엄지척'을 하고있다./사진=청와대

지난 12일 한미정상회담과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위터에선 한미·북미 관계를 다루는 그의 '계산법'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공짜는 없으며, 미국와 자신의 이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이다. 이것이 일곱차례 한미정상회담, 두차례 북미정상회담을 관통했다. 마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설에서 "미국의 계산법"을 거론했다. 

◇동맹은 돈이 든다= 동맹을 하려면 비용을 내야 한다. 한국 국민에겐 다소 불편한 이야기였다. 한미동맹은 미국에도 이익인데 한국에만 더 많은 돈을 내라는 논리는 불쾌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에겐 당연한 진리였다. 트럼프정부 3년차, 이 논리는 한미 관계를 규정하는 바탕이 됐다. 

한미 정상은 "10차 방위비 분담협정이 체결된 데 대해 동맹의 책임을 다하는 비용분담의 모범적 사례임을 함께 평가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비용분담의 모범사례"야말로 백악관이 성명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stronger than ever)고 밝힌 한미동맹의 기초인 것이다.
 
◇립서비스 얼마든지= 트럼프식 화법의 특징은 과장된 표현이다. 미국 경제는 "사상 최고"다. "사상 최대규모로" 세금을 깎았다. 이건 외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립서비스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태도다. 김정은 위원장과 관계는 좋은 것을 넘어 "훌륭하다"고 할 정도지만 북한의 비핵화 준비가 안됐다고 회담장을 스스럼없이 떠났다. 그에게 관계는 관계, 태도는 태도이고 거래는 거래다. 

트럼프뿐 아니라 이해타산에 철저한 미국식 협상술이 대개 그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위대한 동맹"(great ally)라고 치켜세운 것은 한국 입장에선 뿌듯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립서비스는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관계와 거래는 별개라는 트럼프 태도에 비춰보면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대목이다. 
"위대한 동맹"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백악관 방명록/사진=청와대


◇나쁜 딜보다 노 딜, 빠른 딜보다 잘 된 딜=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 딜(합의 없음)이 배드 딜(나쁜 결과)보다 낫다. 북미 대화로 좁혀보면, 베트남 하노이에서 증명된 일이다. 둘째 적절하게(proper) 잘 된 딜이 너무 이른(fast) 딜보다 낫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방위비 분담 등 한국과 진행한 딜에서도 드러난 특징이다. '나는 급할 것이 없다'고 배짱을 부리면 상대에겐 적잖은 압박이 된다. 한국의 대북 해법을 존중하는 듯한 태도의 이면에도 미국의 이익이 있다.

◇나는 훌륭하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즉흥적이고 도발적이다. 비핵화를 말하다 느닷없이 오바마 정부와 비교하고, 한미 관계를 이야기하다가 그래서 우리 두 나라의 경제는 어느 때보다 좋다며 자신의 경제 치적을 부각한다. 이렇게 예측불허같지만 뚜렷한 지향이 있다. 자국민에게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대통령인지 끊임없이 어필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만나서도 한국이 미국 군사장비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장황하게 말했다. 비핵화라는 큰 주제에서 보면 예상밖이지만, 언제나 '아메리카(미국) 퍼스트'라는 트럼프의 스타일에 비춰보면 예상대로다. 우리 정부도 일찍 간파한 대목이다. 여간해선 칭찬에 인색한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만큼은 "탁월한 지도력" 등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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