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주목한 '뉴 실크로드'…블록체인·ICT 기반 '디지털 카자흐'

[the300]카자흐, 24년까지 '디지털 실크로드' 프로젝트…IT-의료 협력 강화

알마티(카자흐스탄)=최경민 기자 l 2019.04.18 16:52
산즈하르 케테베코프(Sanzhar Kettebekov) 카자흐스탄 테크가든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시간) 알마티 테크가든에서 국제기자단과 만나 얘기하고 있다./사진=최경민 기자.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카자흐스탄의 '디지털 실크로드'가 만날 수 있을까. 기존의 자원개발을 뛰어넘은 정보기술(IT)·의료·헬스케어에서 협력 가능성이 우리의 중앙아시아 진출에 있어 최대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18일 카자흐스탄 정부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은  2024년까지 '디지털 실크로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천연자원에 치우친 경제구조를 △정보통신기술(ICT) △핀테크 △신소재 △3D 프린팅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자흐스탄 제1의 도시이자 중앙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알마티 시내에 테크가든(Tech Garden)이라는 기관을 만들고 이같은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총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정부 기관인 테크가든은 '디지털 실크로드' 구축 프로그램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각종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방문한 11층 규모의 테크가든 건물에는 이곳에 입주한 약 50개의 카자흐스탄 스타트업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었다. 테크가든은 스타트업들의 사무실과 실험실을 제공하고, 시드머니 투자 및 R&D(연구개발) 프로젝트 펀딩을 지원하고 있다. 2022년까지 500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 

'디지털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우선 2020년까지 △블록체인 세금환급을 통한 새로운 금융체계 △4차산업혁명 최적화 △4D(시간)·5D(비용)·6D(조달)·7D(유지보수)를 포괄하는 건물정보관리(BIM) 시스템의 산업시설 적용을 목표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2024년까지 수도 누르술탄(구 아스타나)의 상품거래소 교역기반 구축, 신소재 및 3D 프린팅 기술 표준화, 스마트 인프라 구축 등을 국가적으로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블록체인 금융을 통한 투자, 4차산업혁명을 통한 ICT 기술 확보를 점진적으로 추진하며 혁신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산즈하르 케테베코프(Sanzhar Kettebekov) 테크가든 최고경영자(CEO)는 블록체인 세금환급 시스템의 투명성과 속도를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보다 투명하게 세금환급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다. 불필요한 과정도 제거했다"며 "블록체인을 통해 은행 거래를 최적화하는 것이다. 국가통화의 한 부분으로 암호화폐를 소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테베코프 CEO는 "카자흐스탄은 오픈 플랫폼을 추구하고 있다"며 "(기존의 중국·러시아 외에) 독일 및 프랑스도 많은 투자를 하기 바란다. 한국·일본·싱가포르 등도 언제든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1~23일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해 이같은 '디지털 실크로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이 힘을 주는 혁신성장과 신북방정책과도 교집합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지난해 한국의 카자흐스탄 투자액은 39억5000만 달러(약 4조5000억원)로 우즈베키스탄(14억7000만 달러)의 두 배가 넘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신북방정책과 유라시아 대륙의 연계성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협력 사업을 논의할 여지가 많을 것"이라며 "혁신성장의 핵심 산업 축인 5G, 빅데이터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헬스케어, 로봇수술기 등 첨단의료 분야 협력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현지 무역투자진흥기관인 카자흐 인베스트(Kazakh Invest) 알마티 사무소의 알티나이 무카노바(Altynai Mukanova) 부소장은 "한국에서는 IT 및 의료 분야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한다"며 "한국의 카자흐스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고, 우리 역시 한국을 중요한 투자유치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위치한 테크가든에서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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