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끼면 판깨져” 北외무성, 협상파트너 교체요구

[the300]美에 선조치 요구…“비핵화 가로막는 장애물, 연말까지 치워라”

최태범 기자 l 2019.04.18 17:18
【하노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함께 28일(현지시간) 하노이의 메리어트 호텔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2019.02.28.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북한이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비핵화 협상파트에서 교체해달라고 요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관계를 흔들며 2차 북미정상회담을 결렬시킨 ‘주범’이라는 이유에서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질의응답을 하는 형식으로 이런 요구를 했다. 권 국장은 "앞으로 미국과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 나는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란다"고 했다.

권 국장은 "하노이 정상회담의 교훈에 비춰보면 일이 될 만하다가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나곤 하는데 앞으로도 내가 우려하는 것은 폼페이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권 국장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김정은은 독재자’라고 했던 언급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망발을 줴침으로써 자기의 저질적인 인간됨을 스스로 드러내고 이성적인 사람들의 경악을 자아냈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획책에도 북미정상간 신뢰가 깊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행스러운 것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가 여전히 좋은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권 국장은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미국이 용단해야 한다'는 발언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의 궁리로는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올해 말 전에 계산법을 바꾸고 화답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만 사람이 명백히 이해하고 있다”며 “폼페이오만 혼자 연말까지 미조 사이의 실무협상을 끝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해서 사람들의 조소를 자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가 이런 언행을 일삼고 있는 것이 정말로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알아듣지 못하는 척 하는 것인지 저의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정말로 알아듣지 못했다면 이것은 대단히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권 국장은 “그의 행동이 의도적인 것이라면 소설작가처럼 허구를 곧잘 꾸며내는 특기를 살려 마치 우리가 요구하는 것이 연말까지 실무협상이나 끝내는 것인 듯 그 뜻을 와전시켜 미국이 연말까지 행동해야 한다는 구속감에서 벗어나보려는 어리석은 계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권 국장은 비핵화를 원한다면 미국이 선제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떠민 근원, 비핵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 손으로 올해 말까지 치워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조선반도 정세가 어떻게 번지는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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