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바른미래→?…''광야에 선 야수' 이언주

[the300]23일 바른미래당 탈당…민주당 탈당 2년 만에 다시 무소속

김하늬 기자 l 2019.04.23 16:45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이언주 의원이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2017년4월6일, 민주당을 탈당한 뒤 안철수의 품인 국민의당으로 옮긴지 약 2년 만이다.

이 의원의 탈당은 이날 바른미래당이 선거제·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패스트트랙을 추인한 게 기폭제가 됐다. 하지만 홀로 '보수통합'을 주장하며 당 내 이념 차이를 공공연하게 드러내 온 만큼 예견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이날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광야에 선 한마리 야수와 같은 심정으로 보수대통합과 보수혁신이라는 국민의 절대적 명령을 쫓을 것"이라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공식 '러브콜'이 없는 한 당분간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보수통합 운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단기필마로나마 신보수의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고 말했다. 
【광명=뉴시스】강종민 기자 = 보건복지부 장관과 3선 의원 출신인 새누리당 전재희 후보를 극적으로 제친 정치 신인 민주통합당 이언주 당선자가 11일 오후 당선이 확실시 되자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2012년 민주당 '특급 신인'에서 2019년 '신보수'까지 = 이 의원은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고 경기도 광명시을에 출마해 배지를 달았다. 현직 의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 전재희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특급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법조인 출신. 르노 삼성자동차와 에쓰오일 등 대기업 근무 경력의 '친기업' 이미지. 젊은 여성 정치인. 민주당은 이 의원을 즉각 정책위원회 부위원장, 원내대변인, 원내부대표로 지명하며 신인 성장의 '패스트트랙'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돌연 안철수를 선택하며 동반 탈당했다. 19대 대선을 한 달여 남긴 2017년 4월 6일이었다. 

이 의원은 탈당 후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당시 민주당 비문(非文, 비 문재인)계로 꼽히던 이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선택한 것과 관련 "정치의 대변화를 이루고 새 역사를 쓰는 데 함께 하고싶다"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국민과의 약속, 미래비전선언' 선포식에서 안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대선기간 내내 이 의원은 안철수 지지를 호소하는 '눈물 유세'로 유권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 광화문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안 후보의 '국민과의 약속, 대한민국 미래선언' 행사에서 지지 연설을 하던 중 "난 안철수에게 정치생명을 걸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대선 패배 후 이 의원은 점차 보수 색채를 강화했다. 2017년 말, 국민의당이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바른정당과 합당과정에서 물밑작업을 한 것도 이 의원이다. 2018년 1월 두 당은 합당해 바른미래당으로 재탄생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이의원은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등과 함께 '시장경제살리기연대'를 만들고 한국당 의원 등 30여명과 함께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보수 위해 당 가리지 않고 대화하겠다"며 보수진영과 꾸준히 코드를 맞추는 한편 "저는 반문(反文, 반 문재인)입니다"라고 공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공개적으로 자유한국당 입당 의사를 밝혔다. 한 보수토론회에서 한국당 입당을 묻는 질문에 이 의원은 "(한국당에서) '이제 와야지'라고 한마디씩 하면 저는 '아유, 그럼요'라고 답한다"며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도 같이 갔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분들까지 억지로 같이 가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부산 영도여고 출신인 터라 전부터 부산 중·영도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가 적잖았다. 현재 중·영도 한국당 현역인 김무성 의원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고 영화감독 곽경택 씨의 동생인 곽규택 변호사가 지역활동을 하고 있다. 

◇말말말..."조리사는 동네아줌마'…손학규 찌질하다"= 이 의원은 지난 3월, 보수성향의 유튜브로 분류되는 ‘고성국 TV‘에 출연해 4·3보궐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창원성산에 숙식하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두고 “창원에서 숙식하는 것은 제가 보면 정말 찌질하다”는 발언을 했다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년 징계처분을 받았다. 

때문에 이 의원은 내년 21대 총선에서 바른미래당 당적으로는 출마하기 어려워진 상태다.

이 소식을 들은 이 의원은 "찌질한 징계다. 바보들 마음대로 하라고 해"라고 분노를 나타냈다. 또 이 의원은 당이 자신의 당원권을 정지한 것에 "선거제 개편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등을 통과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언주 국민의당 수석원내대표가 급식노동자들을 만나 사과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지난 2017년 7월에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하던 당시, 급식 조리사와 간호조무사 등 서민과 비정규직 비하발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조리사라는 게 별 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거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는 표현으로 뭇매를 맞았다. 

급식 조리사 노조원들은 "국민의 혈세로 밥을 드시는 분이 어떻게 국민을 개 돼지 취급하느냐"며 "오늘 같은 날씨에 급식실에서 한 시간이라도 서 있어 보라"며 크게 반발했다. 결국 이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문 정부 초기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인선을 놓고 "지금은 안보 현안이 중요한 만큼 국방을 잘 아는 남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가 뒤늦게 국방·안보에 대한 식견이 필요하다는 취지지 성차별은 아니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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