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 文대통령의 초심 '청렴·겸손·유능'…미완의 숙제

[the300][뷰300]첫 수보회의 때 3대 덕목 강조…3년차에도 최대과제

최경민 기자 l 2019.05.09 08:55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취임식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며 시민들에게 손 인사를 하고 있다. 2017.05.10. suncho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청렴, 겸손, 그리고 유능.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25일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강조한 3개 덕목이라고 한다. 그해 5월10일 취임한 문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초심' 격으로 당부한 내용인 셈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이기에 유능하고 청렴해야 한다"며 "부처들에 전화를 할 때 등의 상황마다 겸손하게 말부터 조심해야 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집권 3년차를 하루 앞둔 현재 청렴과 겸손은 청와대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 단발성 논란은 있었지만, 정권 차원의 비리 의혹은 전혀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도 "철저히 관리하고 있기에 권력형 비리가 한 건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자부했다. 

겸손한 태도도 여전하다. 문 대통령은 국가 유공자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이는 대통령, 어린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대통령이다. 올해 강원 산불 때에는 문 대통령이 "송구스럽다"며 연신 자세를 낮추자 피해 주민들이 오히려 "그나마 불을 빨리 잡아 고맙다"고 박수를 쳐준 적도 있었다.

문제는 '유능'이라는 덕목이다. 80%를 넘나들던 지지율이 40%대까지 반토막 난 것은 '유능' 대신 '무능'이 부각된 때문이다. 주로 경제정책의 미흡함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감이 컸다. 2년 동안 최저임금을 대폭 올릴 때마다 지지율은 급격하게 떨어졌고, 경제불황에 대한 우려까지 증폭됐다. 

진단은 옳았지만 증명을 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촛불 혁명'의 이면에는 '금수저-흙수저'로 대변되는 경제적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대선후보 시절 앞세운 개념이 '일자리 대통령' 비전이었다. 하지만 불평등 완화 및 일자리 창출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집권 3년차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다시 강조해야 할 개념은 역시 '청렴, 겸손, 유능'이다. 청렴과 겸손은 레임덕을 막기 위한 필수 요소다. 대부분의 역대 정부는 이 두 가지 덕목을 지속해서 끌고 가지 못해 무너져갔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경제적 불평등 해소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면 집권 후반부 국정 운영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 반면 경제 문제에서 '유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문 대통령의 최대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핵 협상의 성과도 평가절하될 여지가 크다.

최근 청와대가 3개 덕목의 '플러스 알파' 격으로 '소통'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분명 긍정적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경제·사회 분야의 원로들과 연달아 자리를 마련해 정책 아이디어를 보충하고 있다. 또 청와대 내에 청년정책관을 신설해 진짜 '흙수저'들이 원하는 경제정책을 수립하려고 한다. 

'소통'을 통해 2년 동안 증명하지 못했던 '유능'이라는 덕목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복안이지만. 얼마나 실효성있는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여부는 향후 지켜볼 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년층과의 원활한 공감대 형성을 통한 정책수립을 위해 청년정책관은 1급 비서관급으로, 되도록 30대 인사를 임명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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